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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부실채권 5천억유로…'배드뱅크' 설립 논의
2020-04-20 11:11:38 2020-04-20 11:11:38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에 대응하기 위해 배드뱅크 설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은행권의 부실채권이 지난해 말 기준 5060억유로(약 670조4600억원) 규모로 알려진 가운데, 코로나19로 악성부채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조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ECB와 EU 집행위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배드뱅크 설립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배드뱅크는 금융기관이 떠안은 부실채권이나 악성자산을 사들여 이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구조조정 전문기관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로존의 대형 은행들에 대규모 부실채권이 쌓였고, 독일과 스페인 등은 각국 차원의 배드뱅크를 설립해 금융위기에 대응한 바 있다.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ECB 이사회 의원(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는 FT에 "지난 금융위기의 교훈은 배드뱅크가 있어야 은행권 부실채권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유럽 차원이 될 수도, 개별국가 차원이 될 수도 있지만 배드뱅크 설립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EU 집행위는 배드뱅크 설립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회원국들이 개별적으로 배드뱅크를 설립할 수 있는 조건을 강화했다. 지난 2017년에도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에 부실채권이 늘면서 유로존 차원의 배드뱅크 설립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성사되지 않은 바 있다.
 
현재 유로존 121개 대형 은행들의 부실채권은 5060억유로 규모로, 유로존 전체 여신의 약 3.2%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EU 회원국별로 부실채권 규모는 차이가 크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키프로스, 포르투갈 은행들의 부실채권은 전체 여신의 6%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중앙은행(ECB)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최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배드뱅크 설립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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