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고소·고발 난무…이만희·정부인사 등 20여명
시민단체·지자체 "신천지 고발"…정부 측은 직무유기로 고발당해
2020-03-08 07:00:00 2020-03-08 07: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스러(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책임 소재를 놓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고발 대상엔 코로나19의 국내 감염병으로 꼽힌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측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등 정부 인사도 포함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정쟁에 이용, 감염병이 진전된 이후엔 고발건 처리를 놓고 사회적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고발된 대상은 20여명에 이른다. 주요 고발 대상은 단연 신천지와 교주인 이만희 총회장이다. 먼저 지난달 27일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는 이 총회장 등 신천지 지도부를 감염병 예방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신천지가 방역당국의 코로나19 역학조사에 거짓으로 대응, 감염병 사태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연대는 지난 5일에도 이 총회장 등에 대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헌금 등을 횡령한 혐의가 있다"면서 검찰에 추가 고발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2월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교주 이만희 총회장을 고발했다. 사진/뉴시스
 
지방자치단체도 나섰다.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시는 지난달 28일 신천지 대구교회가 신도 명단을 고의로 누락해 통보, 역학조사를 방해했다면서 신천지 대구교회 책임자를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1일엔 서울시가 이 총회장과 신천지 12개 지파장들을 살인죄, 상해죄, 감염병 예방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서울시는 "신천지는 방역당국의 업무를 방해한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도 지난달 28일 이 총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 총회장이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당명을 본인이 지었다고 거짓말했다는 이유다. 통합당은 "신천지가 반사회·반인륜적 집단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진 점을 고려하면 새누리당 당명을 지어줬다는 발언은 그 자체로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수습 책임을 놓고는 정부 인사도 고발당했다. 우선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는 지난 4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감염병 병원체에 감염됐다고 의심되는 자를 적당한 장소에 격리시켜야 하고,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중국인을 입국 금지해야 하는데 박 장관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튿날인 5일엔 자유연대 등 5개 시민단체가 문재인 대통령과 박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고발했다. 정부가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지 않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데 소홀했다는 이유다. 이들은 "문 대통령과 박 장관, 추 장관, 박 시장 등은 살인죄와 직무유기죄, 집시법 위반, 직권남용 협박 혐의 고발했다"면서 "이 지사는 직권남용과 살인,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시민단체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도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이 신천지 강제수사 촉구 여론에도 신천지 강제수사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다. 6일엔 민중당도 윤 총장을 같은 혐의로 고발했다. 민중당은 "검찰이 신천지 수사를 회피하는 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계속된 고소·고발은 코로나19 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고 정쟁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신천지에 대한 고소·고발의 경우 검찰은 신천지가 고의로 역학조사를 방해했다는 증거를 찾기 힘들어 수사에 난항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에 대한 고발도 고의성을 입증키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신천지 때리기'와 '정부 책임추궁'보다 방역과 치료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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