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흔히 애니메이션은 어린 아이들을 위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공한 애니메이션은 어린 아이들만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른이 더 열광하는 경우가 많다. ‘겨울 왕국’ 시리즈가, ‘인사이드 아웃’이, ‘주토피아’가 그랬다. 더 이상 애니메이션은 유치한 장르가 아니다. 어른들도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는 시대다. 그런 면에서 아드만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숀더쉽 더 무비: 꼬마 외계인 룰라’는 어린 아이보다 어른이 좋아할 만한 애니메이션이다.
영화 ‘숀더쉽 더 무비: 꼬마 외계인 룰라’(이하 ‘숀더쉽 더 무비’)의 주인공은 아드만 스튜디오의 슈퍼스타 숀이다. 숀은 ‘월레스와 그로밋 – 양털 도둑’에서 조연 임에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에 아드만 스튜디오는 숀의 단독 이야기인 ‘숀더쉽’(2015)을 내놓았다. 그 결과 전 세계 1억620만 달러 흥행에 성공했다. 5년 만에 돌아온 ‘숀더쉽 더 무비’는 우주로 이야기를 확장해 숀과 사고뭉치 양떼 친구들의 모험을 담아냈다. ‘숀더쉽 더 무비’는 평화롭던 양떼 목장에 길 잃은 꼬마 외계인 룰라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대소동을 그렸다.
숀더쉽 더 무비 사진/ 퍼스트런
요즘 어린 관객에게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흥미를 끌지 못 하는 장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CG로 화려해진 영상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CG의 화려한 맛이 없지만 아날로그가 주는 편안한 감성이 있다. 애니메이션은 숀이 진흙탕에 넘어질 때 튀기는 진흙, 룰라가 마트에서 난장을 벌이는 바람에 파이가 손님 얼굴에 튀면서 터져 나오는 쨈 등을 모두 클레이로 표현했다. 더구나 70여 개 세트, 35대의 촬영 유닛 작업 등으로 만들어낸 만큼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색감이 아닌 클레이의 실제 색감을 사용하기에 묘한 편안함을 준다.
그렇다고 무작정 모든 장면이 클레이로 제작된 건 아니다. 아드만 스튜디오는 이전 작품과 다르게 중간 중간 CG을 이용해 클레이가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을 채워 넣었다. 그렇기에 ‘숀더쉽 더 무비’는 아드만 스튜디오의 클레이 노하우와 CG가 조화를 이뤄 이전 작품들 보다 한층 매끄러우면서도 좀 더 화려해졌다.
숀더쉽 더 무비 사진/ 퍼스트런
아드만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에는 대화가 거의 없다. 오로지 클레이로 만들어진 캐릭터의 행동, 표정, 그리고 의성어만으로 관객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그렇기에 아드만 스튜디오가 관객을 웃기는 방식도 슬랩스틱이다. ‘숀더쉽 더 무비’ 역시 이러한 방식을 그대로 이어간다. 숀, 비처, 룰라, 파머, 에이전트 레드 등 등장 인물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없다. 오로지 행동과 표정으로 서로의 의사를 표현한다. 에이전트 레드의 노란색 방호복을 입은 부하들의 슬랩스틱으로 유머러스함을 더한다. 이러한 아드만 스튜디오의 고집은 어린 시절 ‘월레스와 그로밋’을 보고 자란 관객들에게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무엇보다 ‘숀더쉽 더 무비’는 아는 만큼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특히 요즘 어린 관객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E.T.’,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스타워즈’ ‘미지와의 조우’ 등 고전 SF 영화를 오마주한 장면이 등장한다. 또한 ‘월E’를 떠올리게 하는 에이전트 레드의 로봇도 추억의 영화를 되돌아 보게 한다. 뿐만 아니라 ‘마천루에서의 점심식사’라는 유명한 사진을 오마주하기도 했다. 이러한 요소들은 어린 관객보다는 30대 이상의 관객에게 익숙한 것들이다. 그렇기에 어린 관객보다 오마주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과거의 추억을 간직한 30대 이상의 관객에게 더 재미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숀더쉽 더 무비 사진/ 퍼스트런
그렇다고 어린 관객이 흥미를 느낄 요소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우연히 지구로 오게 된 룰라와 숀의 모험은 어린 관객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룰라가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과 그 끝에 감동적인 재회, 그리고 마지막까지 관객을 웃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숀더쉽 더 무비 사진/ 퍼스트런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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