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1위를 차지한 애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발목이 잡혔다. 1분기 매출과 출하량이 하향 조정되고 있고, 중국 내 42개의 애플스토어를 모두 폐쇄한 데 이어 보급형 신제품 출시 일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베이징 애플스토어. 사진/애플
3일 맥루머스 등에 따르면 애플 전문가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타격으로 애플의 올해 1분기 아이폰 출하량에 대한 전망치를 10% 낮췄다. 하향 조정된 아이폰의 예상 출하량은 3600만대에서 4000만대 수준이다.
애플은 중국 매출이 전체의 20%를 차지할 만큼 중국 의존도가 높아, 현지 시장의 소비 위축은 이 회사에 직격타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생산 측면에서도 50% 이상이 중국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판매를 넘어 공급 사슬에 의한 타격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앞서 애플은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춘절 연휴 기간을 늘리고 오는 9일까지 전역에 있는 모든 매장과 사무실, 고객센터의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당초 우한 지역의 애플스토어를 폐쇄하기로 결정했지만 사태가 악화되면서 중국 전역으로 조치를 확대했다. 현재 아이폰은 중국 지역에서 온라인스토어를 통해서만 판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대 100만대의 아이폰 판매가 지연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다니엘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역의 주요 도시 교통과 상하이, 베이징을 비롯한 도시에서 이동량이 제한되면서 최대 100만대의 아이폰이 3월 분기에서 6월 분기로 넘어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공급망이 잠재적 위험에 노출됐다는 점이다. 아이폰의 주요 제조회사인 폭스콘, 페가트론 등이 중국에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폭스콘은 이달 10일까지 공장 운영을 금지한 중국 정부의 권고에 따라 생산을 거의 중단한 상태다. 현재까지는 베트남과 인도, 멕시코 등의 생산라인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4년만에 선보이는 보급형 신제품 '아이폰SE2'의 생산 차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애플이 3월 중 해당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출시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궈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2분기까지 이어질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신종 코로나 전염병과 소비자 신뢰의 불확실성이 있어, 2·4분기의 아이폰 출하량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CEO)는 지난달 28일 애플의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다음 분기 매출 전망치로 630억~670억달러를 제시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불확실성을 감안해 당초보다 예상 매출액 범위를 넓혔다. 쿡 CEO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우리는 다량의 데이터를 수집해 정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우한 이외의 지역에서도 판매실적에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도 지난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 상하이의 플래그십 매장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매장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중국 내 문을 연 첫 플래그십 스토어로, 상하이 최대 번화가인 난징둥루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경우 애플이나 다른 중국 제조사들에 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타격이 비교적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은 이미 대부분이 베트남으로 이전된 상황이고, 중국에서의 점유율도 1% 이하로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급사슬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는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이번 사태로 인해) 판매쪽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생산쪽에는 부품 수급처의 다원화 등을 통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판매도 중국 비중이 큰 편은 아니어서 애플에 비해 피해가 훨씬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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