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적표를 냈다. 올해에는 글로벌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메모리 업황 회복과 5세대(5G) 이동통신의 확산 등에 힘입어 주요 사업의 전반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CES 2020 삼성전자 전시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30일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59조8848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7% 하락한 7조1603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상반기 급감했던 메모리 사업이 다소 안정화된 가운데, 프리미엄 세트 제품 판매 호조로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연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전년 보다 52.84% 감소했지만, 매출은 5.48% 줄어드는 데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40~50%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비수기 임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수요에 따라 D램, 낸드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크게 감소하지 않을 전망"이라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이익은 1분기부터 개선되기 시작해 2분기 이후 빠른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에서도 연간 D램 빗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가 10% 중반, 낸드플래시가 20% 중후반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분기에는 특히 모바일과 서버 등을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지정학적인 요소들의 변수가 산재해 있는 만큼, 본격적인 수요 증가 사이클에 진입했는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삼성전자는 고용량 스토리지 등 차별화된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공정 및 원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5G, AI 등 고용량 스토리지와 차별화된 제품 판매를 지속 확대하겠다"며 "6세대 V낸드의 안정적 램프업과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측은 5G 확산에 따라 모바일과 부품 사업의 동반 성장도 기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G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 관련 앱도 발전하고, 이에 따라 고사양 메모리 수요도 이끌 것"이라고 했다. 특히 시스템LSI 분야에서는 올해 5G 시장 성장과 고화소 센서 채용 확대에 따른 고객들의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파운드리에서는 올해 1분기 5G칩 공급 확대를 위한 생산 최적화에 집중하는 한편, 4나노 공정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도 기대했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선단공정인 4나노 제품의 설계를 완료하고 5나노에서는 모바일 외에도 다수의 제품 추가로 설계 완료해 고객, 응용처 다변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경우 일부 고객의 수요 둔화가 예상되고, 대형 디스플레이는 계절적 비수기를 맞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생활가전과 TV 사업을 담당하는 CE부문은 올해에도 초대형 TV, 라이프스타일 TV, 라이프스타일 가전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75형에서 110형 크기의 홈엔터테인먼트용 마이크로LED TV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본격적인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약 26조9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했다. 사업별로는 반도체가 22조6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디스플레이 사업에 2조2000원가량이 투입됐다. 전년 대비로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공정 전환에 집중하면서 투자가 감소됐고, 파운드리는 EUV 7나노 등 미세 공정을 적용하기 위한 설비 증설로 투자가 늘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는 전년 대비 중소형 A4라인 투자가 끝나 투자가 감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투자는 수요 변동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메모리의 경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시스템반도체와 디스플레이, AI, 5G와 같은 미래 성장 사업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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