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앞두고 물밑 표밭갈이 한창
홍남기 부총리도 지역챙기기…일부 주자 신비주의·눈도장 전략도
2019-10-30 16:50:36 2019-10-30 16:57:53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제21대 총선의 공천심사가 시작되지도 않았으나 출마를 준비 중인 인사들은 최소 반년 전부터 공천을 노리고 표밭 관리에 돌입했다. 일부는 열심히 지역을 누비는가 하면 어떤 주자들은 신비주의나 눈도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여당이 인적쇄신을 표방하는 데다 정계개편 이슈까지 걸리면서 여느 때보다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모습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은 31일 박찬주 전 제2작전사령관 등 10여명의 외부영입 인사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윤호중 당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한 총신기획단을 발족했다. 각 정당이 슬슬 선거 채비에 나섰지만 내년에 출마를 노리는 주자들의 총선 시계는 그보다 더 빠르다.
 
강원도 춘천 출마설이 나오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9일 춘천고에서 열린 개교 95주년 체육대회에 참석했다. 본인은 출마를 부인하지만 정치권에선 그가 부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고향을 찾은 일정이 하필 모교 체육대회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전북 전주 덕진에서 당선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2일 전주의 한 노인정에 온누리상품권 1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을 빚었다. 19대 때 전주 완산을 지역구 의원을 지낸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도 총선 출마가 유력하다. 지난 추석 때 전주 일대에 명절인사를 명목으로 홍보성 현수막을 다수 내걸어 사실상 선거 출마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2016년 3월25일 20대 총선에서 경기 용인 정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들은 인지도가 높아 당내 경선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은 갖춘 셈이다. 반면 정치 신인이거나 인지도가 낮은 주자들은 정반대의 전략을 펼치기도 한다. 먼저 신비주의가 있다. 총선 때 경기도의 한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려는 A씨는 9월부터 '몰래 선거캠프'를 차렸다. A씨의 잠재적 경쟁자는 이곳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여권 인사 B씨다. A씨는 몰래 선거캠프를 통해 권리당원을 모으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A씨는 아직 당에 출마의사를 밝히지도 않았다. 12월 중순쯤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될 시점에 당에서 "B로 이길 수 있겠느냐"는 자체 분석이 나오면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대안을 자임하겠다는 전략이다.
 
당에 출마의사를 적극 알리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 한 지역구에서 한국당 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인 C씨는 마음이 급하다. 그 지역구엔 당협위원장이 없어서 당으로부터 '눈도장'을 찍으려는 것이다. 민주당은 전략공천을 배제키로 했으나 한국당은 미정이다. C씨는 "야권발 정계개편 이슈도 있다 보니 가만히 있다가는 공천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면서 "가급적 당으로부터 눈에 띄이는 게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2016년 3월24일 20대 총선에서 전남 순천시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순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밭관리에서 가장 민감한 경우는 외부 인재영입이다. 공천을 받고자 수년간 발로 뛰며 지역구를 다져 놨는데 별안간 당에서 쇄신을 명분으로 수혈한 인재가 들어올 수 있어서다. 실제 2014년 상반기 재보궐선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허동준 후보는 10년 넘게 서울 동작 을 표밭을 닦았으나 당에서 기동민 후보(현 서울 성북 을 의원)를 전략공천하자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줄곧 강원도 한 소도시에서 지역구를 다지고 있는 D씨는 "요즘엔 유튜브에 나오고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많이 받으면 당에서 인재로 뽑히는 세상이 됐다"면서 "애당심을 갖고 지역을 위해 헌신하며 모진 세월을 견딘 주자들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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