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2일부터 전국 4만3000여개 편의점에서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인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4월 말 기준 20여만개인 제로페이 가맹점수가 5월부터 25만여만개로 20% 이상 급격히 늘어나면서 제로페이 활성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는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 등 5대 편의점의 4만3171개 모든 가맹점과 직영점이 0%대 수수료를 적용받는다고 밝혔다. 수백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씨스페이스 편의점은 5월 중순부터 제로페이가 적용될 예정이다.
5월부터 대부분 편의점이 제로페이 수수료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기준 전체 편의점의 38.7%는 연 매출액 5억~10억원으로, 이들은 제로페이 수수료 0.3%(연 매출 8~12억원)를 적용받게 된다. 현재 신용카드 수수료는 연 매출 △3억원 이하 0.8% △3억~5억원 1.3% △5억~10억원 1.4%다. 제로페이 수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연 매출액 10억원 이상 편의점은 20.3%다.
편의점을 시작으로 앞으로 신규로 제로페이 가맹을 맺는 업체들은 결제단말기(POS)를 통한 제로페이 이용이 가능해진다. 기존에는 고객이 개인 휴대폰에서 결제금액을 입력해 가맹점의 QR코드를 찍어야 했다. 앞으로는 고객 휴대폰에 생성된 QR 또는 바코드를 보여주면 가맹점이 포스기 스캐너로 인식해 결제한다. 포스기를 통한 제로페이 매출정보도 관리할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월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로페이 국민운동본부 발족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로페이는 지난해 12월20일 시범실시 이후 신용카드에 비해 사용액이 미미하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최근 가맹점수가 20만개를 돌파했고 결제실적도 매월 두 배 이상씩 증가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2월 국내 개인카드 월 평균 결제액 54조원에 비하면 같은 기간 평균 제로페이 결제액은 2억7000만원 수준으로 카드의 0.0005%에 불과하다. 현금영수증 사용액(9조3500억원)과 비교해도 0.003% 수준이다. 당초 서울시와 중기부가 작년 말 제로페이 시범실시를 시작한 이후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가맹점수·결제액 증가세에 당초 3월 전면도입 방침은 자취를 감췄다.
이에 대해 김형영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관은 "신용카드 인프라가 오래됐고 일상화된 결제방식인 만큼 직접 비교하면 제로페이 결제규모가 적게 보인다"며 "(가맹점을 계속 모집 중인) 제로페이는 아직 시범사업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결제액 증가세 등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흐름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5월부터 제로페이 가맹 의사를 밝히고 있는 프랜차이즈의 서비스도 순차적으로 개시할 예정이다. 현재 중기부,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거나 참여 의사를 밝힌 프랜차이즈 본사는 74곳으로, 가맹점수 기준 2만개 이상이라는 설명이다. 1231개 파리바게트 점포에서 포스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2일부터 편의점과 함께 베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 직영점 215개 점포에서도 제로페이가 도입된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3대 배달앱과는 7월 사용을 목표로 협의하고 있다. 관공서 식당과 공공주차장 등 무인결제 시스템과 범칙금·공공요금 납부수단으로도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택시와 버스, 철도 등 대중교통 결제도 가능해질 예정이다. NFC(근거리 무선통신 방식) 결제방식을 개발해 7월부터 택시에 우선 도입된다. G마켓,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 결제수단으로 제로페이를 도입하기 위한 협의도 이달부터 시작된다. 블록체인 기반 상품권 발행·정산 시스템을 도입해 7월부터 온누리상품권과 지역상품권을 모바일로 구입할 수 있다.
상반기 중에는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과 협업해 법인용 제로페이 시스템을 구축하고 48개 중앙정부와 광역·기초 지자체 업무추진비를 제로페이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한다. 향후 공공기관과 일반기업으로도 확산할 예정이다.
서울시에서는 올 연말까지 공공시설 5~3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우선 가정의 달을 맞아 △서울대공원 동물원·테마가든 입장료 30%할인 △서울식물원 온실 입장료 30%할인이 2일부터 시작된다. 서울시는 우선 5월 안에 총 85개 공공시설에서 할인 혜택을 적용할 계획이다. 개별 지자체별로 공공시설 제로페이 결제 할인을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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