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권안나 기자]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4일 오후 하청업체 노동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의식을 잃는 사상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화재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하던 중 변을 당했다.
삼성전자 기흥공장 직원은 이날 오후 1시55분경 하청업체 ㈜창성에이스산업 소속 노동자 3명이 쓰러져 있는 걸 발견했다. 이번 사고는 기흥공장 6-3라인 지하 1층 화재진화 설비에서 발생했다. 업체는 화재 발생 여부를 감지해 진화하는 설비를 기흥공장에 설치했다. 이날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설비의 유지보수를 위해 기흥공장을 찾았다.
삼성전자 기흥공장. 사진/삼성전자
하청업체 노동자 3명은 설비 점검 중 이산화탄소 가스에 중독됐다. A(23세)씨가 숨졌고, B씨(25세)와 C씨(54세)가 의식불명인 상태다. 이들은 한림대동탄성심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병원에 이송된 후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고를 당한 협력사 직원들과 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하청업체 창성에이스산업 관계자는 "현재 사고를 삼성전자와 함께 파악 중"이라고 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이산화탄소 가스 누출에 의한 질식사고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소화설비는 통상적으로 이산화탄소 가스를 고압가스 용기에 저장한 뒤 화재발생 시 화재지점에 자동·수동으로 분사해 화재를 진화한다. 대기 중의 산소를 15% 이하로 차단해 소화한다.
고용노동부의 '이산화탄소 질식 재해 예방 안전작업' 매뉴얼에 따르면 유지보수 작업 전 오작동 방지를 위해 소화설비의 자동·수동 전환 스위치는 수동에 맞춘 뒤 작업해야 한다. 이산화탄소 가스의 자동분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관리감독자를 배치하고, 공기호흡기를 비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삼성전자 기흥공장 직원은 하청업체 노동자가 이산화탄소 가스에 질식된 뒤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 가스가 10% 이상일 경우 실신하고, 25~30% 이상일 경우 호흡이 멎는다.
삼성전자의 사고 대책도 논란이다. 삼성전자 기흥공장은 이날 1시55분 사고현장을 목격한 뒤 사내 소방대를 이용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삼성전자는 고용노동부에 3시48분 보고했다고 밝혔다. 취재 결과 용인동부경찰서에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후 4시43분이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는 오후 4시52분 경찰 측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A씨는 이날 오후 3시43분 숨졌는데, 사망을 확인한 후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 사고 보고 의무에 따라 관계당국에 신고했다. 현행 법에 따라 1명 이상이 숨지거나 3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가 2인 이상 발생한 경우 사업주는 지체없이 고용부에 신고해야 한다. 현행법을 위반하진 않았지만, 사고 발생 후부터 신고까지 2시간가량 지체된 점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 이산화탄소 질식사고 재해 예방 메뉴얼. 사진/고용노동부
구태우·권안나 기자 goodt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