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더 격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미국 달러 강세와 중국 위안화 약세가 진정되고 국내 증시는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4일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국과 중국이 추가적인 관세 공방을 벌일 가능성은 낮다"며 "무역전쟁이 한창이지만 미국 달러 인덱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전을 넘지 않고 반락하는 등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위안화는 빠르게 절하되고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는데 갈등이 고조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진정 국면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관세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낮은 근거로는 추가 관세 대상에 소비재가 다수 포함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었다. 소비재에 관세가 더 붙으면 소비자 부담이 커져 양쪽 다 꺼내 들기 힘든 카드란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현재 상황 등을 고려해도 달러 강세가 더 세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의 목적은 제조업 부흥과 고용이고 올해 11월 중간선거와 2020년 재선을 위해서는 2009년 이후 이어지고 있는 미국의 경기사이클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며 "경험적으로 미국 달러와 제조업 고용은 역 관계라 트럼프는 지나친 달러 강세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조업 고용이 악화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층을 잃을 수 있어 달러 강세를 막아설 것이란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 등을 통해 연방준비제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를 원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위안화 흐름도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허 연구원은 "중국 정부에 달러당 7위안은 정책에 대한 신뢰를 의미하는 마지노선이라 무기로 삼기는 어렵다"며 "10월에 미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암묵적 환율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절하와 관세 인상이 가계 소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허용하는 데 신중할 것으로 보는 근거로 제시했다.
허 연구원은 "중국은 관세 인상으로 미국산 대두(돼지 사료) 수입 가격이 추가로 상승하면서 식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졌는데 돼지고기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7%를 차지한다"며 "중국 내부적으로는 주택가격 상승과 함께 주거비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신흥국 증시는 회복세를 보여줄 전망이다. 허 연구원은 "신흥국 통화는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는데 그만큼 악재를 반영했다는 의미"라며 "신흥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도 더 떨어지기 어려운 국면까지 하락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이 부각될 시점"이라고 말했다.
코스피는 완만한 상승 흐름이 보이면서 이번 달에는 최고 2380, 연말에는 2400 중반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는 ▲내수 부진 속에서도 양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미디어와 소프트웨어, 통신, 건강관리 ▲달러 약세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철강을 꼽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제산업분류(GICS) 기준 변경으로 패시브 펀드 자금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준 변경으로 페이스북과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IT 업종에서 빠지게 돼 패시브 펀드 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원화 약세는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한국 기업의 실적 개선에 도움을 주는 데 6월 이후 원화 약세가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중순 이후 기업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조정폭은 역대 세 번째로 크다는 점에서 단순한 조정을 넘어 신흥국 위기 가능성을 이미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며 "PER 정상화만으로 어느 정도 상승은 가능하지만 실적 상향 조정 등이 없으면 상단에 대한 기대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코스피의 PER이 올해 2월 초 9.5배에서 현재 8.7배까지 하락했는데 이달 중 9배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이 4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기자실에서 환율·증시 전망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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