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18은 ‘인공지능(AI)의 향연’이었다. 글로벌 가전업체들은 물론 스타트업들까지 가전에 AI를 입히고 가전들을 제어하는 허브로 AI 스피커를 내세웠다. 짐을 들거나 청소를 해주는 로봇부터, 춤을 추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로봇 등도 대거 등장했다.
이번 전시의 화두가 AI라는 점은 구글과 아마존 부스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처음으로 IFA에 참가한 구글은 AI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실내에 마련된 안드로이드 씽스(Android Things)와 100평 남짓한 실외 부스에는 연일 관람객들이 몰렸다. 구글 직원들은 관람객들에게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기기에 음성인식만으로 날씨와 교통, 뉴스 등을 확인하는 시연에 집중했다. 안드로이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3D 프린트, 사람의 손동작을 따라 움직이는 로봇 등도 볼거리였다.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구글 광고판. 사진/뉴스토마토
안드로이드 씽스 부스에 전시된 3D 프린터. 사진/뉴스토마토
구글의 장악력은 전시장 곳곳에서 드러났다. ‘마크 말 구글(Mach mal Google, 한 번 해봐 구글)’이라는 문구가 담긴 대형 광고판이 여기저기 내걸렸다. 구글은 협력하고 있는 모든 기업에 자사 직원들을 배치했다. 이들은 화웨이·소니·LG전자 등 40개가 넘는 부스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아마존의 AI 비서 '알렉사' 역시 강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해보다 부스를 넓힌 알렉사는 스피커, TV, 세탁기 등 AI 비서를 탑재한 협력 기업들의 제품을 수십개 전시했다. 가정집처럼 꾸며진 시연존에서는 TV를 제어하고 음악을 재생하며 날씨와 길찾기 정보를 알려주는 AI 스피커가 눈길을 끌었다.
음성으로 가전을 제어하는 아마존 알렉사 AI 스피커. 사진/뉴스토마토
AI 스피커 신제품도 쏟아졌다. 중국 화웨이는 아마존의 알렉사를 탑재한 AI 스피커 겸 LTE 라우터(연결장치) ‘AI 큐브’를 공개하며 스마트 스피커 시장 진출을 알렸다. AI 큐브는 음성인식으로 명령을 수행할뿐만 아니라 LTE 환경에서 와이파이를 지원해 기기 사이의 수많은 연결을 처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전장·오디오 전문기업 하만은 이번 IFA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한 홈오디오 스피커 하만카돈 사이테이션 시리즈를 선보였다. 뱅앤올룹슨 등 고가부터 마샬, 리브라톤 등 중저가 브랜드의 음향 전문기업들도 AI를 입힌 스피커 신제품을 소개했다.
AI를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사람들을 돕는 로봇은 한층 인간 친화적으로 진화했다. 가장 인기를 끈 것은 소니의 강아지 로봇 '아이보'였다. 머리와 턱 밑, 등에 있는 센서로 사람이 머리를 쓰다듬으면 꼬리를 흔들거나 짖었다. 눈과 꼬리, 입과 혀 등 22개의 관절로 자연스럽게 걷고 눕기도 했다. 소니 관계자는 “일본에서 1월 출시된 이후 2만개 이상 팔릴 정도로 인기"라며 "9월 미국에 출시하며, 유럽 시장에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의 강아지 로봇 아이보. 사진/뉴스토마토
LG전자는 자사 전시장 한 가운데 로봇 클로이 8종을 전시했다. 안내·청소·잔디깎이·서빙 로봇 등과 함께 산업현장에서 근력을 지원하는 웨어러블 로봇 수트봇까지 선보였다. 수트봇은 사용자가 적은 힘을 들이고도 무거운 짐을 옮길 수 있도록 지원하며, 노인과 환자 등 거동이 어려운 이들의 보행도 돕는다.
음악에 맞춰 춤추는 UB테크 로봇들. 사진/뉴스토마토
커다란 음악소리를 따라가면 10여개의 로봇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광경을 마주할 수 있다. 중국 로봇 전문업체 UB테크의 알파 1E 10대가 일사불란하게 팔다리를 움직이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UB테크는 이외에도 알파 1E 미니, 알렉사를 탑재한 링크스, 텐센트의 운영체제가 탑재된 크로봇알파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였다. 또 다른 중국 업체 나인봇은 세그웨이(전동바퀴)와 로봇을 결합한 루모를 전시했다. 루모는 카메라를 통해 장애물을 인식하고 직원들을 대신해 관람객들에게 길을 안내했다.
베를린=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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