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상반기 대어로 꼽혔던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철회로 위축된 기업공개(IPO) 시장이 하반기에도 좀처럼 살아날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티웨이항공과 롯데정보통신은 흥행에 실패했고 하반기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기대했던 카카오게임즈는 감리 문제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최대어인 현대오일뱅크가 남아 있지만 공모 규모가 지난해보다 축소되는 것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기업 상장 철회·흥행 실패 등 시장 꽁꽁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IPO 누적 공모금액은 1조2824억8000만원(유가증권 시장 3건, 코스닥 시장 30건)이다. 지난해 공모금액이 8조원에 달했고 올해가 반도 안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공모 규모가 큰 현대오일뱅크(유가증권 시장)와 카카오게임즈(코스닥 시장)가 상장을 앞두고 있지만 작년 수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IPO시장은 상반기에 기대를 모았던 SK루브리컨츠가 상장을 철회하면서 위축되기 시작됐다. SK루브리컨츠는 공모가를 두고 시장과 시각차를 좁히지 못해 상장을 접었다.
SK루브리컨츠는 희망 공모가 10만1000~12만2000원, 총 공모 금액 1조2894억~1조5574억원을 원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15배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고평가 됐다고 판단했고 기관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은 경쟁률 5대 1 미만으로 알려졌다.
SK루브리컨츠가 지난 2013년, 2015년에 이어 세번째 실패를 하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컸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과 금융당국의 감리에 따른 바이오주 투자심리 악화, 글로벌 무역 전쟁 우려 등으로 증시가 침체 되면서 IPO시장의 열기도 식었다. 올해 상반기에 상장을 완료한 기업들의 평균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489.90대 1이다.
최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티웨이항공과 롯데정보통신도 쓴맛을 봤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그룹 계열사 중 12년 만에 상장에 나서며 관심을 모았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롯데정보통신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7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희망 공모가밴드 2만8300~3만3800원 하단인 2만98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청약 경쟁률도 34대1에 그쳤다.
티웨이항공도 기대에 비해 결과가 아쉬웠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3위의 저비용항공사(LCC)로서 여행수요 증가 수혜와 내년에 도입될 B737-MAX 3기 도입예정으로 기대감이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웨이항공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23대 1, 공모가는 희망밴드 1만4600~1만6700원 하단에도 못미치는 1만2000원에 결정됐다. 일반투자자 대상의 공모청약 경쟁률은 1.15대1이었다.
최대어 현대오일뱅크 들어와도 초라한 성적표 예약
카카오게임즈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감리결과를 받지 못해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감리결과가 있어야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수 있다. 당초 카카오게임즈는 연내 상장이 예상됐으나 현재로서는 상장 일정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초읽기에 들어가며 IPO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10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지난달 11일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상장주관은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다.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10조원, 공모 규모는 2조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대오일뱅크가 흥행에 성공해도 올해 전반적인 IPO시장 규모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IPO시장 규모는 7조9741억원수준이었으나 올해는 하반기 현대오일뱅크를 다 합쳐도 5조원 수준에서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넷마블게임즈(2조6617억원), 아이엔지생명(1조1055억원) 등 조 단위 공모가 2건이나 있었고 코스닥시장에서도 공모규모가 1000억원을 초과하는 기업들이 6개였으나 올해 들어서는 현재까지 전무한 상황이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하반기 IPO시장에 대해 "시장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크게 받는 IPO시장 특성과 신규 자금 유입이 부진한 코스닥벤처펀드 자금 동향을 볼 때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같은 흐름을 보증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올해 10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상장 절차를 밝고 있다. 충남 대산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의 BTX 공장. 사진/현대오일뱅크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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