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111년 기상관측 사상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최대전력수요가 9000만㎾를 연일 넘어서는 등 전력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대규모 정전사태인 블랙아웃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지역에 따라 전력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은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자업계는 갑작스러운 정전사태와 정부의 전기 사용량 감축 지시에 대비해 전력수급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전력피크 상황에서 정부의 수요 감축 요청(DR) 발동에 대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수요 감축 협약을 맺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4000여개 기업들은 전력예비율이 5%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력거래소 요청을 받는다. 기업들은 1단계로 에어컨, 조명 등 절전 모드에 들어가고 2단계로는 비상발전기를 이용해 과부하가 생긴 부분에 자체적으로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 기업들이 전기사용 감축 요청에 응하면 최대 400만㎾의 전력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전자기업들이 무엇보다 우려하는 점은 정전사태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장의 경우 항상 일정한 온도·습도·압력 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24시간 가동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공정이 한번 멈추면 다시 회복하는 데는 짧게 수일, 길게는 몇 달의 시간이 필요하다. 생산라인 일부가 멈추면 연쇄적으로 다른 공정까지 문제가 생겨 제품 공급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실례로 지난 3월 삼성전자 평택공장에서는 28분간 정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일부 생산설비의 가동이 중단됐다. 이로 인한 피해 규모는 50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에서는 정전사태에 대비해 VDP(순간전압강하보상장치), UPS(무정전 전원 공급 장치), 비상발전기 등을 설치했다. VDP는 일정한 전압을 유지하기 위해, UPS와 비상발전기는 정전 시 생산라인 주요 장비에 전력공급을 지속하기 위해 가동된다. 또 전력 공급선 복선화로 한쪽 전기 라인에서 전력 공급이 중단돼도 다른 라인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약 30분 정도 공장을 원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며 통상 그 전에 전력이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천캠퍼스 아미변전소와 청운변전소 두 곳에서 전기를 공급받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 변전소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전기공급이 필수적인 장비에는 다른 변전소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상용전원, 순간적인 정전을 관리하는 AVC전원, 전기가 끊기더라도 자체 배터리를 통해 전기를 공급하는 UPS전원 등 장비의 특성에 맞게 3단계 맞춤형 전원공급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또 자동절체시스템을 통해 한 곳의 전기 선로에 문제가 발생할 때 이를 분리해 다른 방향으로 전류가 흐르게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자사 내 비상발전기를 설치하고 비상시 자체 발전 시스템을 가동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LG전자 가전이나 휴대폰 공장은 24시간 가동체제는 아니지만 폭염에 따른 정부의 급전지시, 정전 등 비상상황에 대비해 각 사업장 내 비상 자가 발전기를 설치·확보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자동제어시스템을 확대 도입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전력피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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