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LG전자 가전 부문 수익성이 상반기 글로벌 가전기업 중 1위에 올랐다. 1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로 삼성전자, 월풀 등 쟁쟁한 경쟁사들을 모두 제쳤다. LG전자는 시그니처를 앞세운 프리미엄 생활가전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수익성 개선효과를 톡톡히 봤다.
3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LG전자 가전 사업 영업이익률은 경쟁사 대비 약 3배를 기록했다. LG전자 생활가전을 맡고 있는 H&A 사업본부는 상반기 매출 10조1820억원, 영업이익 1조10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9.9%였다. TV 사업도 LG전자의 실적을 든든하게 받쳤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 사업본부는 2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1% 오른 영업이익 4070억원을 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2.4%로 두 자릿수는 이번이 처음이다.
2년 전만 해도 세계 가전 업체 중 영업이익률 1위를 차지했던 월풀은 올해 상반기 적자 전환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 줄어든 1억4300만달러(1600억원)을 기록했고, 2분기에는 결국 6억5700만달러(7351억원)의 적자를 냈다.
월풀은 올해 초 트럼프 정부가 수입산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보호주의 정책은 오히려 독이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에 달하는 추가 관세 탓에 현지 세탁기 가격을 인상했다. 월풀도 미국 정부가 수입 철강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원재료 값이 상승하자 덩달아 제품 가격을 올렸다. 그러자 미국 내 세탁기 시장 수요도 함께 줄어들었다.
스웨덴 최대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 역시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1분기 영업이익 7억6400만크로나(977억원), 2분기에는 8억2700만크로나(105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줄어들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7%였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사업부만 따로 실적을 발표하지는 않지만 TV 사업까지 합친 소비자가전(CE) 부문으로 비교해도 LG전자 가전 실적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CE 부문 영업이익은 2800억원, 2분기 영업이익은 510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4.9%로 2.9%에 불과했던 지난 1분기 보다 개선됐다. 하지만 지난해 6.0%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CE 부문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어든다는 점이 문제다. 2분기 매출은 10조4000억원으로 최근 5년(2분기 기준)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허브 냉장고, 큐브 공기청정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도 에어컨 등 계절제품 수요 둔화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TV 사업 역시 신제품 QLED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올해 들어 6조원 밑으로 떨어진 매출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전 세계 가전 시장에서 LG전자는 당분간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3분기 한국에서 건조기, 스타일러 등 신성장 제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유럽·중남미·아시아 등의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초프리미엄 LG 시그니처를 앞세워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