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분리해 동반성장지수를 평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를 계기로 민간 자율에 맡기는 상생 모델이 1차 협력사 아래로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기부와 동반성장위원회는 중견기업이 대기업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는 현재 방식을 개선해 중견기업의 동반성장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30일 동반위와 중기부 등에 따르면 동반위와 중기부는 동반성장지수에서 중견기업을 분리하는 안을 현재 협의 중이다. 9월에 발표되는 내년도 지수 개편방향과 함께 세부안이 공개될 예정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최대한 정량평가할 수 있는 체계 마련과 함께 중견기업 분리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9월에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견기업 분리안은 중기부가 지난달 24일 당정협의에서 발표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대책에서 처음 언급됐다. 대기업과 1차 협력사 대비 미흡한 중견·중소기업 간 거래 공정성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이 결정됐다는 게 중기부 설명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졌지만 세부적으로 어떻게 평가할지는 민감한 사항"이라며 "동반위가 신중하게 안을 만들고 기업들 의견을 듣는 과정 등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 신설은 대기업과 동일한 기준에서 평가받는 데 대한 중견기업계의 불만도 반영됐다. 실제로 중견기업계는 계열사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거대 재벌과 중소기업을 막 벗어난 중견기업의 여건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채 상대평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의견을 피력해왔다.
박양균 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삼성전자와 이제 막 중소기업을 벗어나 성장하는 중견기업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해 줄세우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자발적인 동반성장 노력을 확산해보자는 게 동반성장지수의 취지인데,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들은 부정적인 시각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27일 발표된 2017년 동반성장지수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28개 기업 가운데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사가 아닌 곳은 5곳에 불과하다. 이들마저 네이버, 대상, 만도, 유한킴벌리, 코웨이 등 매출액이 수조원에 이르는 기업들이다.
중기부 역시 대기업이 동반성장지수의 최우수 등급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을 의식하고 있다. 평가 체계상 지원 규모에 따라 차등적으로 실적이 배분되는 등의 요인 때문에 중견기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기부는 이러한 평가 체계를 개선해 중견기업들의 적극적인 동반성장 참여를 이끌어내고, 1차 협력사 아래로 상생협력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대기업보다 1차사가 더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큰 게 현실인데, 상대적으로 상생 여력이 있는 대기업에 비해 시스템을 갖추기 힘든 중견기업은 지수 참여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며 "그룹을 나누면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기 때문에 참여를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27일 제51차 동반성장위원회 전체회의 후 가진 기자브리핑에서 권기홍 위원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동반성장위원회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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