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액면분할 후 주가 상승이 기대됐던 삼성전자가 5만원선이 붕괴되며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러 악재들과 함께 공매도가 늘어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900원(1.80%) 하락한 4만92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일 액면분할 후 시초가 5만3000원에서 7.16% 하락한 수준이다.
앞서 증권업계는 액면분할을 계기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쉬워져 유동성이 풍부해 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종목의 유동성이 풍부해진다는 것은 거래량이 늘고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250만원 이상이었던 주가가 10만원 이하로 바뀐 점도 차익거래 및 바스켓 구성에도 용이할 것이라는 업계의 해석이 있었다. 실제로 액면분할 전인 지난 4월에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6593억원이었으나 액면분할 직후인 이달 4일에는 2조780억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삼성전자의 주가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액면 분할 후 7거래일 중 상승한 것은 단 2거래일에 불과하며 최근에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증권업계는 이번 하락세에 대해 다양한 악재가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를 비롯해 반도체 수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삼성전자의 공장 증설이 있었는데,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부정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개인적으로 반도체 시장 전망은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시장에서는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현물 가격이 소폭 하락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반도체 계약은 고정가격으로 하기 때문에 현물가격 변화가 실적에 큰 영향은 없지만 과거 현물가격이 하락할 때, 삼성전자의 주가도 좋지 않은 결과를 보였다”면서 “반도체 현물가격 하락과 갤럭시S9의 부진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액면분할 이후 공매도가 상당히 늘어난 것이 주가 하락을 두드러지게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공매도 비중은 액면 분할 이전에는 3~4%에 불과했지만 지난 9일 11.13%까지 올랐고, 11일에는 25.60%까지 급등했다. 전날인 14일에는 14.48%로 감소했지만 공매도 거래대금은 1086억원으로 11일(1367억원)보다 소폭 줄어드는데 그쳤다.
윤지호 센터장은 “무엇보다 주가하락의 가장 큰 배경은 숏 셀링(공매도)이 늘어난 것"이라며 "개인이 들어오면서 거래가 활발해졌고, 공매도를 하기 좋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증가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조익재 센터장은 “명확하게 어떤 배경 때문에 공매도가 늘었다고 진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공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일부 악재는 있으나 이렇게까지 늘어날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펀더멘탈에는 문제가 없는 만큼 머지 않아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실적도 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며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도 함께 상향되고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공매도 비율이 26%를 기록했고 주가 흐름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EPS 추정치는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고, 실적 기대감이 유효한 상황”이라며 “높은 공매도 비율은 추가적인 주가 하락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신호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액면분할 후 공매도가 늘어난 가운데 15일에는 주가가 5만원선 아래로 밀려났다. 사진/뉴시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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