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현대차(005380)가 시장의 기대를 크게 밑도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우상향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을 발표하고 배당 확대 의지를 드러내는 등 주주 친화 정책 강화로 주식 가치가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주가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대차는 전날보다 2000원(1.27%) 상승한 16만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 거래일 1%가량 오른 것을 포함해 실적 발표 후 이틀 연속 상승이다.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1분기 실적 발표와 우울한 전망과는 반대 흐름이다. 현대차는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5% 감소한 6813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시장 예상치 9718억원(와이즈에프엔 기준)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7316억원으로 48% 줄었다. 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4.6%나 하락하면서 시장의 실망감을 드러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공장 파업에 따른 고정비 증가와 재고소진을 위한 인센티브와 마케팅비 상승, 친환경 차 및 산타페 신차 출시로 보수적으로 산출된 판매보증충당 관련 비용 증가 등이 실적 부진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실적 전망도 어둡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로 기대했던 싼타페 미국 공장 투입이 6월로 미뤄질 것으로 보이고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 가동률 정상화가 한 달 정도 늦어지면서 2분기도 실망스러울 것"이라며 "환율도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부정적 영향권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더 이상 내림세를 타지 않는 것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9723억원(4월26일 종가 기준)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할 것이라고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보통주 660여만주, 우선주 193만여주로 3분의 2정도는 이미 보유한 주식이고 나머지는 7월27일까지 신규 취득 후 소각할 계획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소각 결정 배경과 향후 전망 등 현대차를 포함한 그룹 전반의 주주환원 정책 방향성에 대한 설명이 동반되면 더 효과적이었을 텐데란 아쉬움이 있지만 발행 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주당순이익(EPS)이 3%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엘리엇 등 외국인 투자자의 주주가치 환원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것 등을 고려할 때 주주환원 정책이 더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 측이 글로벌 경쟁사 수준의 배당 성향 달성을 위해 노력한다고 계속 밝혔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주 친화 정책으로 배당금 상향이 나올 수 있다"며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의사 통지 기간이 이달 14일부터 28일까지란 점을 생각하면 배당 확대가 발표될 경우 이 이전이 최적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 사진/현대차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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