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우상호 “서울시정-국정공유로 ‘상호작용’ 시너지 집중”
2일 현장행보 동행취재…“참여정부 경험 토대로 현정부 임기말까지 구상 마쳐”
“문 대통령과 ‘1987’ 관람 이후 알아봐주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2018-03-04 17:22:13 2018-03-04 17:59:49
[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6.13 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시장 선거는 그 중에서도 ‘빅 이벤트’다. 여당 내에선 본선보다 경선이 더 어렵게 여겨진다. 하지만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 양상이다. 현역인 박원순 시장을 상대로 민병두·박영선·우상호·전현희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후보군이 넘쳐나는 만큼 선거가 본격화하기도 전에 이미 예비후보 간 대결이 과열 양상까지 보인다. <뉴스토마토>는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선거 예비주자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후보들의 경쟁력과 공약 실천 가능성을 점검해본다. 그 두번째 순서로 우상호 전 원내대표를 2일 동행취재했다.
 
“대만족! 애초부터 경선 룰엔 관심이 없었어요. 열~심히 하는 수밖에요.”
 
2일 서울시장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에 도전하는 우상호 의원은 지난주 당이 지방선거 후보 선출 관련 경선 기준을 확정한 데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당은 ‘권리당원 50%·여론조사 50%’ 비율을 반영하되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가 다시 경선을 치르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했다.   
 
“당이 특정인을 위해 경선 룰을 설계했을 것으로 보진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 선두에 선 당내 경쟁자 박원순 시장이 권리당원 대상 경선에서 일단 50% 이상 표를 얻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 제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요.”
 
밝은 표정의 우 의원의 목소리엔 힘이 있었다. 대통령 선거 4번, 서울시장 선거 6번, 자기 선거 5번, 다해 15번의 선거를 뛰었고 그때마다 전략담당을 해온 덕에 판단이 선다는 그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달여 사이 지지율이 반등한 결과가 나온 것도 영향을 준 듯했다. 실제 지난 연말 2%대에 그쳤던 지지율은 최근 8~9%로 치솟으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반.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우 의원은 보좌진들과 외출준비를 서둘렀다. 용산 전쟁기념관으로 이동하는 차량에 동승한 기자는 “어떤 마음으로 경선과정에 임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일단 지지율 변화에 민감하면 아무것도 못 한다”며 웃던 우 의원은 이내 표정이 심각해진다.
 
“서울시민들이 느끼는 고통과 불안, 불편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걸 덜 수 있는 정책이 뭘지 하루에도 수십 번 자문하고 고민하죠. 최우선에 두는 것은 고통스러운 현실, 바로 주거와 보육을 주제로 한 정책입니다. 어려운 주제일수록 정면으로 부딪치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내놓은 것이 철도 상부에 공공임대주택을 짓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서울아 가즈아’ 1탄, 주거정책이다. 유휴 부지를 활용한 공공주택 대량 보급방안인데 서울에서 집값이 안 잡히는 근본원인을 공공주택 부족으로 보고 이를 통해 집값 안정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정책 발표 이후 반응이 궁금했다. 우 의원은 크게 두 시선을 받는다고 했다. ‘신선하다. 그런데 가능하냐’는 반사적인 의구심이다.
 
“런던의 공공주택 보급률은 대략 23%. 우리나라는 7%밖에 안 되는데 이걸 15%까지 끌어올려야 합니다. 그래야 강남집값, 전월세값을 잡습니다. 주거복지는 투자와 회수의 선순환에서 찾을 생각입니다. 일단 주택도시기금 40조원이 있고 서울시 재정이 더해집니다. 여기에 SH공사의 채권발행과 국민연금의 장기투자 매입방안도 생각할 수 있죠.”
 
오랜 시간, 당에서 정책을 진두지휘해왔다는 점에서 자신이 있고 관련 부처와 전문가들과의 점검 과정을 거치면서 확신이 섰다고 했다. 공공주택 보급률이 낮아 다주택자와 투기세력에 휘둘리는 현실에선 백약이 무효해 보인다는 이유다.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대량보급이 답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여러 번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서울시정에 있어 문재인정부와의 국정공유로 엇박자 차단에 집중하겠다고 힘 줘 말한다. 과거 노무현정부 시절 몸소 체험한 것을 토대로 현 정부의 임기 말까지 구상한 것이 있다고 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뉴타운정책 당시 땅값이 어마어마하게 올랐습니다. 그러니 땅 소유자들은 이명박 당시 시장을 대통령 만들겠다며 환호한 반면 무주택자들은 노무현정부를 원망하기 시작했죠. 박원순 시장이 강남 표를 얻겠다고 내놓은 정책이 결국 서민들에 화살이 돼 문 대통령을 향하는 것과 닮았습니다. 왜 그 원망이 대통령을 향했을까요. 서울시장이 자기 빛낼 정책만 펴면 정부의 정책은 피부로 느껴지지 않게 됩니다.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는 이유도 거기 있습니다. 2008년 내가 총선에서 떨어진 것과도 연결이 됐으니까요. 이번 서울시장 경선에 도전하게 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2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진행 중인 ‘포토아크: 동물들을 위한 방주’ 특별전시회장을 방문했다. 사진/우상호 의원실
 
오전 11시20분. 용산 전쟁기념관에 도착한 그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포토아크 : 동물들을 위한 방주’ 특별전시회장에 들어섰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사진작가 조엘 사토리가 공동 진행한 이 전시회는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종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기획 과정만 10여 년 걸렸다. 전시회를 주관한 이앤브이커뮤니케이션 박기덕 대표는 “많은 정치인 가운데서도 우 의원을 캠페인 홍보대사로 낙점한 것은 이번 전시와 코드가 잘 맞는 친근한 이미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초 문재인 대통령과 ‘1987’ 영화를 관람한 핫한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강력하게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는 설명이다. 이 자리에서 우 의원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책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오전 12시쯤 우 의원과 인근 대구탕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점심시간 장사에 분주했지만 우 의원을 알아보고 “방송에서 본 것보다 잘 생기셨다”며 손을 내미는 식당 주인에게 그는 “아이고 과찬의 말씀”이라며 허리를 숙였다.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문 대통령과 1987 영화를 관람한 뒤론 박영선, 표창원 의원 다음으로 식당에서 알아보는 의원이 됐습니다.”
 
식사 중이던 그에게 서울시장 당선을 전제로 서울시의회, 공무원들과의 갈등 봉합 문제를 묻자 “20대 국회 첫 민주당 원내대표로 분열된 당을 안정시켰고 여야 탄핵 당론을 모아 정권 교체의 발판도 만들었다”며 공감능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당선을 전제로 다른 예비후보자들의 공약 가운데 실현하고 싶은 공약으로는 박영선 의원의 ‘수소전기차’ 정책을 꼽았다.
 
지난 1월29일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미투(Me Too)’ 운동이 불길 번지듯 확산되는 것과 관련해선 “감동이 있다”고 말했다. 식사 도중 수저를 놓은 그는 말을 이어갔다.
 
“내부고발자에 돌아오는 고통은 상당합니다. 보통의 용기만으로는 안 될 일이죠. 2차 피해 우려를 감수해야 하니까요. 남성사회가 그동안 이런 문제를 가볍게 다뤄온 것이 사실입니다. 더 이상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고 봅니다. 일부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해서 번져나가는 미투 운동이 숨죽지 않길 바랍니다. 이 문제는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도 아닙니다. 더 크게 확산돼 거듭된 충격이 있어야 안착도 합니다.”
 
오후 1시쯤 그는 수행원과 함께 차에 다시 올랐다. 서울시 공무직노조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우 의원과 함께 장한평으로 향하는 수행원에게 남은 일정을 물었다. “서울시당 상무위원회, 정책전문가 미팅 정도. 그나마 오늘은 12시 전엔 잠자리에 들 수 있겠습니다.”. 우 의원은 “진정한 상호작용((우)상호+작용) 시너지 효과를 위해선 현장의 소리를 담은 정책이 우선돼야죠”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서울시장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에 도전하는 우상호 의원이 4일 "시민들이 가진 마일리지를 대중교통 요금으로 쓸 수 있게 하겠다"며 "서울 시민의 이익을 돌려 드리겠다"고 밝혔다. 사진/우상호 의원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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