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태양광, 제조뿐아니라 후방서 더 많은 일자리 창출"
조현수 한화큐셀코리아 대표
교대제 전환으로 일자리 창출 대상 수상…"한국, 인건비 높지만 생산성·기술력도 높아"
"일자리나누기, 비용 부담이지만 생산성 높아져 수익 올릴 수 있다"
2018-03-01 16:43:52 2018-03-01 16:43:52
[뉴스토마토 최병호·양지윤 기자] 한화큐셀은 최근 한두달 사이 언론과 대중에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린 회사 중 하나다. 우선 문재인정부가 탈원전·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조를 본격화하면서 정책 수혜대상 기업으로 태양광 기업인 한화큐셀이 꼽혔다. 반면 지난 1월에는 미국 트럼프정부가 한국산 태양광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을 결정하자 피해대상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지난 2월1일 문재인 대통령이 충북 진천의 한화큐셀 공장을 방문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당시 한화큐셀은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방침에 맞춰 근무를 4조3교대로 편성하고, 근로시간을 주 42시간으로 줄이고 추가로 5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근로시간 단축하면서 일자리까지 창출하기로 한 한화큐셀의 통 큰 결단에 급기야 이날 문 대통령은 "한화큐셀을 업어주고 싶다"고 화답할 정도였다. 이를 통해 알 수 있 듯 태양광산업은 기초소재에서 발전, 시스템까지 전후방산업 연계성이 커 일자리창출 효과가 두드러진다. <뉴스토마토>는 오는 4월1일부터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한화큐셀코리아의 조현수 대표를 만나 일자리창출과 글로벌 경쟁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화큐셀이 문재인정부에서 일자리창출과 근로시간 단축의 모범사례로 꼽히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 지난해 중반부터 개선방안을 고민해 오던 사항이다. 충북 진천공장의 증설을 추진하면서 인력을 더 뽑고, 4조3교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일부 직원은 급여 문제로 3조3교대를 선호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젊은 직원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근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시행을 결정하게 됐다. 충청북도가 우리 회사의 사례를 일자리위원회에 보고했고, 심의를 거쳐 대상을 주셨다. 아무래도 일자리창출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이다 보니, 직접 와주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상에 대한 김승연 회장의 반응은.
 
항상 우리 공장에 오시고, 격려해 주신다. 그리고 매번 "한 해를 보고 하는 게 아니라 미래를 보고 가자"고 당부하신다. 한국에 공장을 지을 때 실무진의 고민이 많았다. 시장이 가까운 지역으로 갈지, 인건비가 싼 곳으로 갈지 등을 놓고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때 회장님이 한국 기업이 한국에서 둥지를 트는 게 맞다고 하셨다. 출범 초기에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규모를 키웠지만, 하이브리드 태양광 제품은 한국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당시 실무진 사이에선 투자 규모나 인건비 등의 비용 부담이 크고, 시장 규모도 작아 걱정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회장님께서 한국 사업장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지원해주셔서 지금에 이르렀다.
 
이는 두 가지 사명감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태양광산업이 장기침체로 다들 힘들다고 했던 시기에 사업을 시작했던 사명감과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에서 공장을 지을 때 오히려 국내에 제조기반을 둬야겠다는 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내에 공장을 지어 해외로 기술이 유출되는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또 생산성 부문도 한국 직원들은 트레이닝이 잘 되는 부분이 있어 인건비 부담 증가를 어느 정도 상쇄하는 면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한국은 태양광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모듈 등 제품 생산은 중국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태양광 제조를 국내에서 하고자 했던 계기와 한국에서 생산했을 때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알려달라.
 
현재 한화큐셀의 말레이시아, 중국공장은 한화그룹이 독일 큐셀과 중국 솔라펀을 인수하던 시절부터 있던 공장이다. 신규 투자를 한국에 결정하게 된 이유는 국내 고용창출에 대한 사명감과 한화그룹의 사업보국 정신도 크게 작용했다.
  
이미 많은 산업에서 인정 받고 있는 것처럼 한국은 제조력에 있어서는 세계 톱 클래스 국가다. 경쟁이 치열한 태양광 시장에서 남들보다 빠르게 좋은 제품을 시장에 론칭하기 위해 한국은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인건비와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생산성 향상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일자리 창출면에서 태양광산업의 가능성을 알려달라. 그리고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태양광 산업의 일자리 창출은 제조 영역뿐 아니라 도매와 설치 등 후방산업에서 더 큰 파급력이 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조가 계획대로 실현되면, 안정적으로 시장이 증가하기 때문에 일자리는 후방산업의 일자리는 늘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국내 전체 생산능력은 8GW 이상이다. 지난해 시장이 1.2GW인 경우 결국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세제 혜택, 생산시설 지원 등의 수출 정책이 수반되어야 전방 후방산업의 안정적 일자리가 보존될 것이다.
 
조현수 한화큐셀코리아 대표. 사진/한화큐셀코리아
 
 
500명을 추가 채용해 일자리를 나누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수익성도 무시할 수 없다.
 
교대 전환으로 직원들은 '여유가 있는 삶'을 누리는 등 최적화된 근무 환경이 갖춰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되면 생산성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회사 입장에선 일시적으로 비용 부담이 늘 수도 있다. 하지만 한화큐셀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수익성 역시 충분히 거둘 수 있다고 자신한다.
 
평균연령이 26세로 청년 직원들이 특히 많다. 신규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회사가 이 직원들을 지속 고용하고, 이끌어가는 점 또한 중요해 보인다. 
 
평균연령 26.7세라는 게 청년실업 해소 측면에선 좋지만, 공장운영 입장에선 직원들의 연령대가 다양할수록 좋다. 연배 있는 선배들이 조직을 관리하면서, 후배들 교육도 하는 일이 필요하다. 지금 상황에서는 다른 기업들처럼 고령화를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공장설립 초기에 입사했던, 직원들이 점점 직급이 올라가면서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은 엔지니어들이 고참 선배들의 빈자리를 대신해 업무 교육을 하고 있다. 또 직무를 수행하면서 단계별 자격인증 등 교육제도를 통해 직원들이 담당 공정의 최고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업무 외적으로도 신경쓰고 있다. 교대조 개편으로 늘어나는 휴일을 감안해 글램핑 체험과 같은 '밝은 직장 만들기' 이벤트와 사내 다목적 체육시설을 활용한 체육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직원들의 연령대에 적합한 복지를 제공해 일과 삶의 균형이 있는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도입하고 있다.
 
한화큐셀의 일자리 창출 소식이 전해진 뒤 오히려 과거 악덕 기업 논란도 제기됐었는데.
 
생산직군의 교육 일정이 빡빡하다 보니 내부에서 일부 불만이 제기된 것 같다. 지난해 연말 2공장을 지으면서 약 2개월간 인력이 부족했었다. 그래서 일부 직원들이 오버타임 근무를 섰다. 이 부분은 미리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수당을 지급했다. 보너스를 기본급 기준으로 지급했는데, 직원 중 일부가 상여금을 없애는 것으로 오해했다. 앞으로 직원들과 소통을 좀 더 신경 쓰도록 하겠다.
 
(한화큐셀코리아는 청와대 청원에 올라온 글에 대해 '생산직과 사무직의 처우 차이 등 갑질' 지적은 사실이 아니라고 전해왔다. 한화큐셀코리아 측은 "생산직의 경우 채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동종업계인 한솔테크닉스, 신성이엔지의 급여수준을 웃도는 수준"이라며 "생산진 초임의 경우 기본급은 동종업계보다 우위이고, 상여 지급률은 400%로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문제제기된 상여금 차등 지급 건은 최초 총액 연봉 설정을 위한 직군별 급여 설계에서 기인한 것으로 차등 지급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번 교대조 개편 시 모든 직군의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태양광분야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에 나서고 있어 일자리 감소 우려도 있는데.
 
국내에 세계 최대 태양광 공장(연간 생산량 3.7GW)을 지었고, 우리 회사를 포함한 국내 제품 생산량은 8GW 이상이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2017년 기준 1.2GW로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태양광 제품 제조산업의 일자리 유지를 위해서는 국내 시장 확대로 내수 물량이 늘고 더불어 안정적인 수출 판로까지 갖춰져야 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
 
최병호·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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