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금투업계 전망)②초대형IB 시대 본격 개막, 업계 판도 변화 이끈다
상반기 중 발행어음 인가 전망…모험자본 공급기능 강화 기대
2018-01-02 08:00:00 2018-01-02 08: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출범하면서 증권가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발행어음 사업 등을 통한 수익 다변화, 경쟁력 강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 간 차이가 커지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 또한 제기된다.
 
작년 11월 금융위원회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자기자본 규모 4조원이 넘는 증권사 5곳을 초대형 IB로 지정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만 발행어음 사업을 인가받았고 나머지 4개 증권사는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자본력이 충분한 증권사에 대해 새로운 자금조달방식을 허용해 기업금융 활성화를 지원하고 증권업계 전반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초대형 IB 육성방안을 추진해왔다. 자기자본 4조원을 넘으면 발행어음 사업을 비롯해 기업환전 등 일반 외국환 업무, 다자간 비상장주식 매매·중개 업무 등을 할 수 있다. 8조원 이상이면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도 가능해진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상반기 내에 발행어음 인가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초대형 IB 시대가 본격 개막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IB가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한 방안이기 때문에 출범 시점이 계속 지연되는 데 부담이 있을 것”이라면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는 미래에셋대우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보류된 삼성증권의 경우 시간이 다소 걸릴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상반기 전후로 인가 사안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초대형 IB 인가작업이 마무리된다면 초대형 IB 지정 증권사들은 업무확대로 인해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수익을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특히 발행어음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관련 상품 흥행에 성공한데다가 업계에서는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0.7~1.5% 정도 마진을 예상할 정도로 수익사업으로의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11월말 5000억원 한도로 ‘퍼스트 발행어음’을 출시해 첫날에만 4141억원이 몰렸고 이틀날 오후 2시 판매가 완료됐다. 이같은 인기를 반영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퍼스트 발행어음’ 2차 상품을 내놨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1.2차 조건이 약정형의 경우 연 수익률 7~180일 1.20~1.60%, 181~270일 2.00%, 271~364일 2.10%, 365일 이상 2.30%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4개 증권사의 조건은 1년만기 기준 2.20~2.40%로 다소 공격적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수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이 1차 발행규모인 5000억원에 대해 1.5% 수익률을 감안하면 약 57억원의 신규창출이 가능하며, 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0.13%p 높일 수 있다”면서 “다른 증권사도 사전 수요처 확보 후 어음을 발행한다면 최소 1% 이상의 마진은 무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초대형 IB로 인해 국내 증권업계의 모험자본 공급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초대형 IB 및 발행어음 도입 취지가 벤처,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에 있는 만큼 투자대상도 중소기업 위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중소기업 중 좋은 투자대상을 가려내는 역량이 증권사의 이익규모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고은 메리츠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국내 회사채 시장은 대기업 및 A등급 이상 비중이 95% 이상이 될 정도로 양극화가 심하고 그만큼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 여건이 좋지 않다”면서 “초대형 IB들이 기업금융으로 인정되는 회사채 투자에도 나설 가능성이 높은데 신용보강 제공 등을 통해 중소기업 회사채 발행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초대형 IB 출범이 중소형 증권사의 입지를 약화시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예전부터 대형 증권사 위주로 업계가 재편되면서 중소형 증권사의 입지가 위축되고 있었다”면서 “초대형 IB를 계기로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준섭 연구원도 “다른 증권사 대비 상대적인 경쟁 우위 또는 차별화를 하지 못한다면 초대형 IB 시대 이후 더욱 영업환경 악화로 인한 고객기반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초대형 IB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이 증권사의 기업금융 활용이 확대된다면 현재 증권업계의 단순한 위탁매매 중심의 천수답 수익구조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초대형 IB가 본격 출범하는 가운데 증권업계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순서대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전경 모습. 사진/각 사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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