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표적에 공정위도 예의주시…비리백화점 된 '홈쇼핑업계'
후원금에 채용비리까지 '전전긍긍'…내년초엔 공정위 직권조사 예고
입력 : 2017-12-05 06:00:00 수정 : 2017-12-05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홈쇼핑업계가 몸을 잔뜩 움츠린 채 숨 죽이고 있다. 검찰 전방위 수사의 타깃이 된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압박까지 더해지며 업계 전체가 사면초가에 놓였다.
 
롯데홈쇼핑에서 시작된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금 비리 수사는 GS홈쇼핑(028150)으로 확대됐고, 중소기업 전문 홈쇼핑사 홈앤쇼핑도 채용 비리 의혹에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여기에 공정위는 홈쇼핑업계의 고질적인 갑질 관행을 뜯어고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 외에도 다른 홈쇼핑 업체가 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건넨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사업권을 보유한 나머지 5개 홈쇼핑 업체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달 28일, 검찰은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서울 영등포구 소재 GS홈쇼핑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GS홈쇼핑이 전 전 수석이 회장과 명예회장을 지낸 한국e스포츠협회에 억대 후원금을 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롯데홈쇼핑이 e스포츠협회 후원금 명목으로 3억여원을 낸 의혹까지 포함해 홈쇼핑 업계 전반이 수사대상이 되고 있는 셈이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으로 홈쇼핑채널 재승인 등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는 것에 주목하고 홈쇼핑업체들의 후원 배경을 들여다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30일엔 경찰이 중소기업 전문 홉쇼핑업체 홈앤쇼핑의 채용 비리 의혹을 포착해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홈앤쇼핑은 2011년부터 최근까지 채용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에 대한 외부 청탁이나 불공정 평가가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홈쇼핑업계 전반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면서 업체들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혹시라도 '불똥'이 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하고 있다.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벌써 검찰의 다음 타깃이 누가 될지를 두고 이야기가 오가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며 "연말인데도 괜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후원활동도 최대한 줄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도 홈쇼핑업계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하고 나서며 업체들의 부담감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6개 유통분야 사업자단체와 가진 간담회에서 "TV홈쇼핑 업계를 중심으로 대형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 거래를 잇는 중간유통업체(유통벤더)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구체적인 근절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생방안을 만들고 벤더를 통해 납품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조항을 내규에 규정하라는 게 공정위측 요구사항이다.
 
이에 대해 홈쇼핑업계는 납품업체에 특정 벤더와의 거래를 강요하는 등 불공정행위는 개선돼야 하지만 벤더 자체를 나쁘게 바라보는 것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벤더는 제조역량을 갖췄으나 판매와 마케팅역량이 부족한 중소업체의 기획력을 보강해주는 역할을 하는 순기능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앞으로도 홈쇼핑업계를 향한 공정위의 압박은 거세질 전망이다.
 
공정위는 내년 초, TV홈쇼핑에 대한 직권조사와 집중점검을 예고한 상황이다. 납품업체들의 집단민원이 빗발치면서 더이상 묵과하기 어려운 수준에 달했다는게 공정위측 판단이다.
 
김상조 위원장도 지난 8월 '대형유통업체와 중소 납품업체간 거래관행 개선방안' 브리핑에서 "내년에는 TV홈쇼핑의 거래 실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허가제 사업'이나 다름없어 정부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며 "일부 비리 의혹으로 홈쇼핑 업체 전체에 따가운 시선이 이어지고 있어 어느때보다 사업운영 자체에 어려움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롯데홈쇼핑 본사(왼쪽)와 GS홈쇼핑 본사.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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