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단말기 유통과 이동통신서비스를 분리하는 완전자급제가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자급제 법제화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면서, 법안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28일 이동통신업계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자급제는 29일 열리는 과방위 법안소위에 상정되지 않는다. 국회 관계자는 “이번 법안소위에서 완전자급제는 다뤄지지 않을 예정”이라면서 “내년 2월 논의 여부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완전자급제는 박홍근·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의 발의로 법안 통과가 유력했다. 제조사 간 출고가 경쟁, 이통사간 요금 및 서비스 경쟁을 이끌어내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는 이통3사 CEO 모두 자급제 도입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내비치면서 장애물도 사라지는 듯 했다.
국회 과방위가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국내 휴대전화 시장 70% 안팎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일선 유통망은 강하게 반발했다.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마저 이해관계자 간 조정을 이유로 사실상 반대 입장을 피력하면서 한때 당정 간 충돌의 빌미로도 작용했다. 국회 내부에서도 국민의당은 자급제 반대 입장이다. 국민의당 의원들은 “단말기 자급제에 따른 영향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영세한 통신 판매점만 어려움을 겪게 돼 일자리는 줄어들고 소비자 불편과 비용만 늘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맞섰다.
이는 결국 국회의 제동으로 이어졌다. 법안의 연내 처리도 불가능해졌으며, 내년 2월 다시 상임위 법안소위 상정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국회 관계자는 “이견이 있어 이번 법안소위에 상정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이르면 내년 초부터 논의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2월 처리도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지난 24일 열린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에서는 이해관계자 모두 자급제 법제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시민단체들은 전 세계적으로 자급제를 법으로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는 점과 법을 시행할 경우 25% 선택약정할인이 사라질 것을 우려했다. 자급제에 찬성 입장을 내비쳤던 알뜰폰 업계도 이통사가 요금인하 경쟁에 나선다면 경영상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며 신중함을 보였다. 무엇보다 자급제 도입에 따른 실질적인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가 검증되지 않는 한 입장차 극복은 어려워 보인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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