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국내 이동통신업계가 AI(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과 KT가 각각 ‘누구’와 ‘기가지니’라는 AI 스피커로 이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휴대할 수 있는 이동형 스피커부터 통신이 가능한 스피커까지 등장했다.
KT는 23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체 통신이 가능한 AI 스피커 ‘기가지니 LTE’, 크기를 절반으로 줄여 활용성을 높인 ‘기가지니 버디’, AI를 적용한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기가지니 키즈워치’ 등 신제품 3종을 선보였다. 기존 제품은 와이파이 환경에서만 이용 가능한 반면, 기가지니 LTE는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LTE라우터(LTE 신호를 받아 와이파이 환경을 구성해주는 기기) 기능을 갖춰 야외활동 중 노트북, 스마트폰 등에서도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다.
KT가 23일 통신이 가능한 AI 스피커 '기가지니 LTE' 등 신제품 3종을 내놨다. 사진/KT
앞서 SK텔레콤도 지난해 9월 이통업계에서 가장 먼저 AI 스피커 ‘누구’를 내놓은 이후 지난 8월에는 이동형 ‘누구 미니’를 공개했다. 9월에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에 자사의 누구를 탑재한 차세대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X누구’를 선보였다. 누구는 약 35만대가 판매됐고, T맵X누구는 800만 이상이 다운로드 됐다.
아직 시장 초기인 만큼 이통사마다 AI 스피커의 음성인식과 자연어처리 기능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수행할 수 있는 기능도 음악재생·교통·주변검색·일정 등으로 비슷하다. 때문에 소비자들이 AI 스피커를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문형철 이화여대 교수는 “AI 스피커의 기술력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을 확보하려면 음악서비스, 지도서비스 등으로 고객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KT는 유료방송과 유선통신 시장 1위의 강점을 살렸다. 기가지니의 경우 타사가 선보인 단독 기기형과 달리, TV 셋톱박스와 연계해 TV 화면으로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연내 50만명 가입자를 달성할 방침이다. 임헌문 KT 매스총괄 사장은 “현재 기가지니 가입자는 38만여명 수준으로, 이달 내 40만명을 넘어 연내 50만명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합리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생태계 형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SK텔레콤 누구는 14만9000원, 누구 미니는 9만9000원이다. 이날 출시된 KT 기가지니 LTE 출고가는 26만4000원이지만 LTE 기반 서비스인 만큼 데이터 요금제 가입도 필요하다. 데이터투게더라지 요금제를 이용하면 월 1만1000원이 든다. 요금제에 가입해 공시지원금을 받으면 실제 구매가는 5만9000원~9만8000원이 된다. SK텔레콤은 “가격에 대한 부담이 AI 기기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시장이 초기인 만큼 기기를 얼마나 보급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