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저축은행 업계 1위를 기록했던 HK저축은행이 인사적체와 모바일 등 신사업 진출이 지지부진하면서 실적까지 급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HK저축은행이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쇄신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이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K저축은행은 회계방식이 변경된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순익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HK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05억3447만원으로 2015년(7~12월) 당기순이익(300억8298만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2015년의 경우 기존 회계방식(전년 7월~올해 6월)에서 1~12월 회계로 변경됨에 따라 6개월 순이익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이 더 크게 감소한 것이다.
올해도 순이익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HK저축은행의 반기순이익은 137억573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2억6781만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처럼 실적이 감소한 데는 오랜 기간 사모펀드(PEF)가 대주주로 있으면서, 장기적인 사업투자보다는 단기실적 극대화를 추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HK저축은행은 지난 2003년 한솔그룹에서 미국계 사모펀드인 퍼시피캡 퍼시픽 림 펀드(PPRF)로 매각된 데 이어 지난 2006년에는 또다른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됐다. 이후 MBK파트너스가 HK저축은행 매각을 잇따라 실패한 후, 지난해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가 KT캐피탈(현 에큐온캐피탈) 활용해 인수했다.
40대 이상의 인원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인사적체도 심각한 상태다. MBK파트너스의 잇따른 매각 실패로 신입사원 채용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700여명에 달하던 직원 역시 현재 4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디지털 등 신사업 투자도 지지부진했다. 이는 경쟁 저축은행이 앞다퉈 디지털팀을 신설하고 비대면 채널을 강화한 점과 대비된다. 앞서 2014년 월켐저축은행이 디지털팀을 신설한데 이어 OK저축은행, SBI저축은행도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자체 비대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 역시 실제적인 투자 없이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HK저축은행은 지난 9월과 10월 각각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조직개편에서는 기존에 없었던 고객지원본부를 신설하고,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에는 없던 상근감사위원으로 정이영 전 저축은행중앙회 부회장을 선임했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채권관리실은 없애고 리스크관리본부에 채권관리1팀과 채권관리2팀을 배치했다. 디지털부문 강화를 위해 모바일플랫폼 구축을 서두르고, 모바일플랫포에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기로 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HK저축은행은 과거 한솔저축은행 당시 업계 1위를 기록했고 2011년 저축은행사태 당시에도 대형사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곳"이라며 "위기돌파 능력과 업력 등 장점이 많지만 오랜기간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있으면서 내실다지기에는 사실상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경쟁사들이 2~3년 전부터 비대면 상품을 내놓고 주력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 수급 없이 디지털부문을 키울 수는 없을 것"이라며 "대주주인 에큐온캐피탈의 적극적은 투자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K저축은행의 최근 실적이 급감하고 있다. 서울 강남대로 HK저축은행 본사. 사진/뉴스토마토DB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