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당정이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여부를 놓고 충돌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완전자급제의 부작용을 부각하는 보고서를 여당 의원들에게 전달하면서다. 과방위 위원들은 정부가 국회 발의 내용에 정면 반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질타했다.
30일 국회 과방위 종합감사에서 김성수 민주당 의원은 과기부의 보고서를 문제 삼았다. 보고서에는 이용자 부담 증가, 단말기 가격 인하 효과 미비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25% 요금할인이 없어지고 이통사간 요금경쟁이 불확실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과기부는 완전자급제 도입시 정부의 규제 권한이 없어져 이통사의 자발적인 요금 인하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통업계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 담았다.
김 의원은 “완전자급제의 싹을 완전히 꺾어야겠다는 의지가 넘친다”면서 “완전자급제를 하면 통신시장이 곧 망할 것 같은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의 변재일 의원도 여야가 추진하고 있는 완전자급제에 정부가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에 대해 지적했다. 변 의원은 “통신비 인하 정책은 정부의 국정철학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당과)정반대로 의견을 내고 다니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완전자급제는 효과적인 측면에서 찬반 의견이 있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정책의 포기를 못 박는 것은 처신을 잘못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과방위가 30일 과기부에 대한 종합감사를 진행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과기부는 난색을 표했다. 특정 제도를 도입하기 전 장·단점을 모두 살펴봐야 하는 만큼, 김용수 과기부 2차관이 직접 의원들을 찾아가 완전자급제 신중론에 대해 설명했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내부적으로 확인을 했는데 해당 보고서가 공식 입장은 아니다”면서 “시장에서의 우려를 개괄적으로 보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영민 과기부 장관 역시 “원론적인 측면에서 완전자급제에 동의한다”면서 “제조사, 이통사, 대리점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완전자급제 도입시 25% 요금할인이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25% 요금할인이 무너지지 않고 완전자급제를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을 포함해서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 최고경영자들은 완전자급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삼성전자는 신중론을 보이면서, 온도차를 드러냈다. 황창규 KT 회장은 “서비스 업체와 단말기 업체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민의 통신비 절감을 할 수 있다는 게 긍정적”이라고 말했고, 권영수 LG유플러스도 “공정경쟁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고 공감을 표했다. 삼성전자는 판단을 유보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소비자 관련된 문제들이 얽혀있다는 측면에서 지금 동의한다거나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좀 더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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