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시중은행들의 사용자협의회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은행들이 산별교섭의 사용자측 대표격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복귀하면 1년여만에 금융권 노사의 산별교섭이 재개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영구 은행연합회장(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회장 겸임)은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과 지난 7일 회동을 갖고, 금융 산별교섭 복원 논의를 위한 노사 대표자 회의를 빠른 시일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하 회장은 IMF 총회 참석을 위해 현재 미국 워싱턴에 출장 중"이라며 "오는 17일쯤 복귀할 예정으로, 노사 대표자 회의 개최 시점은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연휴 직전인 지난달 27일에도 금융노조는 하영구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을, 28일과 29일에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은행장을 각각 면담하고 사용자협의회 복귀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 행장들은 "산별교섭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최종 결정은 하 회장에 위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경우, 독자적으로 복귀를 선언하는 결정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연합회 차원에서의 집단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별교섭이란 근로자 대표(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와 사용자 대표(사용자협의회)가 만나 임금과 근로조건을 결정하고 이를 개별 사업체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사용자협의회 금융사들은 지난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놓고 금융노조와 대립을 벌이다가 전체 33곳 중 1곳을 제외하고 모두 탈퇴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기존 33개사 중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국책은행 및 금융 공기관 등 17개 회원사는 산별교섭에 복귀했지만 시중은행 등 16개사는 아직 복귀하지 않았다.
시중은행들의 사용자협의회 복귀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은 다음주 예정된 국정감사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 회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10월16일)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하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의원은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이다. 심 의원은 올해 대선에서 정의당 후보로 출마했을 때 산별노조 지원, 산별교섭 제도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미국 출장길에 있는 하 회장이 다음주 국감 증인으로 출석할지 여부는 현재까지 미지수다. 하지만 이달 말 종합국정감사가 한 차례 더 예정돼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들의 사용자협의회 복귀와 산별교섭 복원에 대한 논의를 진척시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형 시중은행들의 경우 사용자협의회 복원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내용을 전달했기 때문에 하영구 회장이 사실상 결정권을 쥐고 있다"며 "은행장들이 참석하는 노사대표자 회의에 합의한 것은 사실상 복귀를 의미한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가 산별교섭 복원 논의를 위한 노사 대표자 회의를 조만간 개최하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