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출범한지 한 달이 지나도록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원활히 제공하지 못해 소비자 불만과 불편이 확대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시스템 불안정과 이에 따른 고객 민원 급증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금융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카카오뱅크에 대해서 기존 은행과 다른 일종의 관리감독의 특혜를 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대출 먹통현상은 출범 당일인 지난 27일부터 이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를 통해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받기 위해 대출 한도 조회 신청을 하면 '현재 대출 신청자가 너무 많아 잠시 후 다시 시도하라'는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뜨기만 한다. 혹시나 사용자들이 접속시간이 몰리는 낮 시간을 피해 아침 6시에 접속을 해봐도 안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출 서비스가 원활히 되지 않으면서 고객들의 불만도 폭주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측에서는 시스템 문제라고 해명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대출 신청자 폭주로 인해 대출 신청이 지연되고 있다"며 "고객이 대출을 신청하면 카카오뱅크에서는 신용조회회사에서 신용정보를 받아오는데 이 과정에서 트래픽 과다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으로 계좌개설수는 307만명이며, 수신(예·적금)은 1조9580억원이 들어왔고 여신(대출)이 1조4000억원 이상이 나갔다. 이는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의 여신액을 한참 넘어선 것이다. 대출 자산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카카오뱅크는 증자계획을 내년 초에서 연내로 앞당겼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1금융권을 표방하는 인터넷은행이 출범된지 한 달째 대출 시스템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기존 시중은행에서는 시스템 불안을 이유로 대출 업무 등 핵심 업무가 장기간 차질을 빚게 되면 고객 민원이 급증하는 데다 소비자 피해를 이유로 금융당국의 점검도 감수해야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비대면으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계좌 개설이나 금융 거래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도 원활하지 않은 대출 업무를 그대로 둔다는 것은 은행 영업점에서 대출 창구를 닫은 것과 다름 없다"며 "은행권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출범과 동시에 대출이 빠르게 늘면서 자본금 소진이 예상되자 곧바로 신용대출 판매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금융사 건전성 관리와 금융소비자 보호 이슈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금융당국도 카카오뱅크의 시스템 불안과 고객 민원 급증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주부터 카카오뱅크에 대한 현장점검을 벌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자산건전성과 내부통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대출 먹통 문제와 관련해 "시스템 과부하와 증자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며 "대출이 아예 나가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야심차게 추진한 인터넷은행의 시스템 불안에 감독당국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은행이 아직까지 출범 초기로 시장 확대의 필요성이 절실하기 때문에 일부 업무 차질 등 단순한 상황만을 따져 감독을 강화하기에는 적잖이 부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은행이 출범과 동시에 흥행 돌풍을 이어가면서 '금융권의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시중은행의 걸맞는 시스템 안정성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출범 취지를 미뤄보면 대출 중단이나 한도 축소사태 등과 같은 미숙한 대응은 옥의 티로 볼 수 있다"며 "은행산업은 신뢰와 안정을 중시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하는 식으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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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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