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생중계' 고민하는 법원…"탄핵심판 따라야" 목소리
공익성 vs 인권 침해·'여론재판' 우려…재판부 손에 달려
입력 : 2017-08-15 18:10:24 수정 : 2017-08-15 18:10:24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선고 공판 방송 생중계 허가 여부를 놓고 장고에 빠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공개한 헌법재판소처럼 이번 역시 국민의 알 권리 요소를 충족하는 만큼 재판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부회장 등 삼성 임원 5명 뇌물 혐의 공판 심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는 15일 현재 여전히 생중계 허가 여부에 대해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25일로 예정된 선고 공판이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구체적인 생중계 허가 결정 시기도 현재로선 미지수라는 게 법원 입장이다.
 
재판부로서는 국내를 넘어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는 '세기의 재판'을 맡아 더 조심스럽다. 앞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한 차례 기각했던 조의연 부장판사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관련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을 제외하고 무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황병헌)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은 만큼 생중계로 발표해야 하는 재판부로서는 선고 내용과 상관없이 그 자체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25일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 개정을 의결하며 앞으로 최종심뿐 아니라 하급심인 제1, 2심에서도 중요사건의 판결 선고를 실시간으로 중계할 수 있게 했다. 다만 피고인의 동의가 없는 경우에는 재판 중계방송을 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또 피고인 등 소송관계인의 변론권·방어권 기타 권리 보호 등을 이유로 재판장이 촬영 시간·방법 등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해 중계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토대는 열었지만, 여전히 생중계 여부를 놓고 찬반이 나뉘는 모양새다. 이번 재판이 공익성에 부합하고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과 피고인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서 또 자칫 '여론 재판'으로 흐를 수 있는 분위기를 차단해야 한다는 말 등이 팽팽히 맞선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법무법인 공간)는 "먼저 재판 공개 여부는 재판부에서 독자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이번 사안이 이례적이고 탄핵 정국의 연장선이라고 본다면 국민의 알 권리 충족 차원에서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인권 문제 및 '여론 재판'으로 흐를 수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맡았던 헌재도 전 심리 과정을 공개했고 선고 당일에는 생중계했다.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 등이 거론되지만, 공익성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을 지낸 노영희 변호사(법무법인 천일)도 "생중계하는 게 맞다고 본다. 이번 재판은 국정농단 사건 핵심이고 그간 정말로 중요했던 '정경유착'을 끊는 의미는 물론 앞으로 박근혜·최순실 재판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라며 "앞서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 사례도 그렇고 이번도 마찬가지다. 심리가 이뤄지는 중간 공판이 아니라 이미 결정된 사안을 읽는 선고에서 '여론 재판'을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은 논리"라고 밝혔다.
 
지난 5월16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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