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 정책에 따라 2금융권 판매수수료 현황 점검에 나섰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뺀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제정법안이 올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상품 판매수수료 표기에 관한 시행령' 세부 작업에 나선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점검을 토대로 판매수수료 공개 범위와 방식 등 세부사항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등 금융유관기관 담당자들에게 판매수수료 현황 보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금소법 제정에 차질이 없도록 관련 시행령 및 감독규정 등 하위법규 제정작업 추진하고 있는데 판매수수료 점검도 그 일환이다. 금소법에서는 상품 비교공시, 판매수수료 표기, 종합적 자문서비스, 금융교육 강화 등 사전 정보 제공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고, 불완전판매를 예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판매수수료 공개와 관련한 시행령과 감독규정 등 하위법규를 제정하기 위해 금융사의 판매 수수료 현황을 보고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수수료 공개를 확대하는 이유는 모집인 등 판매업자가 더 많은 수수료를 받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권유할 유인이 높고 소비자는 판매업자의 유인구조를 알 수 없어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부 보험 설계사들이 저축성보험을 가입하려는 고객에게 보장성보험의 연금전환특약을 저축성보험처럼 판매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경우 설계사는 저축성보험 보다 3~4배 높은 판매 수수료를 받게 되지만 고객은 저축성보험보다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아 손해를 보게 된다.
판매수수료는 현재 일부 판매 채널에 한정해 각 금융협회 홈페이지에 공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더 확대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계획이다. 다만, 공시가 아닌 계약 당사자인 고객에게 직접 안내해주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판매수수료 공개에 대해서는 논의 초기 단계지만 리베이트 문제를 두고 금융사의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객이 모집인이 받는 판매수수료를 알게 되면 최종 가입 결정 단계에서 모집인에게 수수료 일부를 리베이트로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판매자가 상품판매 대가로 얼마를 받는지 몰랐지만 금소법에 따라 판매 수수료가 공개되면 고객이 먼저 리베이트를 요구할 수 있다"며 "특히 고객들은 금융상품 컨설팅에 대한 대가인 판매 수수료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리베이트가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리베이트 발생이 우려돼 판매수수료를 공개하지 말자고 하는 건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라며 "판매수수료 공개와 리베이트는 별개 문제로 리베이트가 우려되면 리베이트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해 10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기본법 제정 정책심포지엄'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