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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방미 득실…현지사업 강화·통상환경 변수
FTA 재협상 시 현지화 전략 유리…현지 부품조달 비용 상승은 부담
2017-07-02 12:02:05 2017-07-02 12:02:05
6월28일(현지 기준)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윌라드 호텔(Willard InterContinental Washington)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와(앞줄 왼쪽) 헨리 맥마스터(Henry McMaster)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뉴베리 카운티 삼성전자 가전 공장 설립 투자 의향서(LOI: Letter Of Intent)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재계는 방미 경제인단 성과로 현지화 전략을 강화했다. 미국 기업과의 기술제휴 등 파트너십 강화 부분도 긍정적이다. 한미 FTA 재협상 등으로 무역장벽이 높아지면 현지에 진출한 기업이 한층 유리해질 수 있다. 다만, 현지 공장에 조달할 부품 수출에서 관세 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등 변수도 상존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2일(한국시간) 새벽 귀국길에 올랐다. 대통령과 동행해 미국을 방문한 52개 기업들도 다양한 사업성과를 짊어지고 복귀한다. 미국 현지 공장설립, 생산설비확충, 미래기술개발을 위한 R&D투자, 현지기업 M&A 등 현지 사업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다. 이들 기업이 밝힌 향후 5년간 미국시장 투자예상 금액만 15조원에 육박한다. 가전, 금융, 에너지 개발 분야의 공동 조사, 기술개발 등에 대한 업무협약으로 미래 청사진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3억8000만달러 규모의 가전공장 설립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이 미국내 짓는 최초의 가전공장이다. 오스틴에 소재한 반도체 공장도 2020년까지 15억달러 투자 계획을 잡았다. LG전자도 2019년까지 테네시주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연면적 7만7000㎡ 규모의 가전공장을 건설한다. 또 이 지역에 3억달러를 투자해 2019년까지 신사옥을 건립, LG전자, LG생활건강, LG CNS 등 계열사 임직원 1000여명을 입주시킨다.
 
SK는 향후 5년간 에너지 분야 등에 최대 44억달러를 투자한다. 이와 관련 미국 GE, 콘티넨탈 리소스와 셰일가스 E&P(탐사 및 생산) 분야 투자 등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자동차도 친환경 자율주행차 등 미래기술개발을 위해 미국 시장에서 5년간 31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두산그룹은 미국 자회사인 두산 밥캣, 두산퓨얼셀아메리카 등을 통해 현지 공장 증설 및 차세대 제품 개발, 연료전지 및 에너지저장장치 R&D 투자에 힘쓴다. 여기에 총 7억9000만달러의 투자금을 배정했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 식품·바이오부문 생산공장 신규증설과 CJ대한통운, CJ CGV, 등 계열사의 현지 기업 M&A에 10억5000만달러를 쓴다. LS그룹도 3억2000만달러를 투자, 미국 남부에 4000만달러 규모의 자동차 전장관련 부품공장 건설을 추진하며 권선 및 통신 케이블을 생산하는 미국내 계열사의 설비·R&D 효율을 높인다. 이밖에 GS그룹은 GS건설이 실리콘밸리 주택단지 재건축사업에 1000만달러를 투자하고, 한진그룹은 LA화물터미널 개보수에 700만달러를 투자한다.
 
현지 투자는 트럼프정부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에 대응 가능한 전략이다.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줄 계기가 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정보통신기술 등 신산업분야의 기술협력 강화도 기대된다. 이는 미래 유망산업에서의 일자리 창출로도 연결될 수 있다. 존 라이스 GE 부회장은 “재생에너지 기술력이 있는 양국 기업들 간의 협력 강화를 위한 역할에 나서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은 “한국 기업들과 미래정보통신기술 발전에 함께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통상환경의 변수가 상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한미FTA는 미국에 거친 협정이었다”며 재협상 추진의사를 밝혔다. 일례로 국내 기업이 미국시장에 생산공장을 지은 다음 FTA 재협상으로 국내 계열사 또는 협력사로부터의 현지 부품 조달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 여러 산업에서 부품소재로 쓰이는 철강의 경우 이미 미국 상무부가 반덤핑 관세 부담을 확대하고 있다. 한미FTA 이후 대미 수출이 확대돼온 자동차부품, 축전지, 변압기, 컬러TV, 열교환기, 보일러부분품, 프로필렌 및 스티렌 등 화학제품에 대한 향후 관세 부담이 현실화될 소지가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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