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노사갈등 불가피…노조, 새정부 출범 맞춰 원청 투쟁 예고
2017-05-16 17:48:56 2017-05-16 17:49:52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민주노총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원청의 단체교섭 참여를 요구하며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지회는 문재인정부 출범에 맞춰 삼성전자를 압박해 원청을 교섭 자리로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2014년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사가 단체협약을 체결한 지 3년 만에 노사갈등이 예상된다.   
 
지회는 16일 "협력업체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원청과 재벌에 묻기 위한 재벌개혁 투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회는 2013년 7월 설립됐으며, 조합원들은 삼성전자의 제품을 수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삼성전자서비스와 업무 위탁계약을 맺은 협력업체 소속이다. 6000여명의 기사 중 10%가량이 노조에 가입한 상태다.
 
지회는 설립과 함께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기본급 지급을 협력업체에 요구했다. 교섭 과정에서 조합원 최모씨와 노조 간부 염모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양측의 대립이 격화됐다. 2014년 지회는 원청인 삼성을 압박하기 위해 43일 동안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였다. 350일 동안 노사 모두 홍역을 앓은 끝에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단체협약 체결 이후 노동시간도 줄어들고, 현재 138만원의 기본급을 받아 처우가 소폭 개선됐다. 
 
지회는 민주노총의 재벌개혁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재벌개혁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춰 삼성전자를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문 대통령은 기존 순환출자를 단계적으로 해소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총수 일가의 전횡을 막아 투명한 경영문화를 만들겠다고 정책 공약집을 통해 밝혔다. 지회는 원청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원청업체가 협력업체에 지급하는 비용을 인상해야 한다. 
 
협력업체 노사는 지난 4월부터 3차례 만나 처우 개선에 대한 입장을 교환했다. 노조의 올해 요구안은 ▲원청(삼성전자서비스) 요구안 ▲특별요구안 ▲임금요구안 등 3가지로, 노사간 이견을 좁히기 어려운 내용이 포함돼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지회는 원청이 500억원의 재원을 투입해 공동복지기금을 조성하라고 요구했다. 노조 전임자 10명을 추가로 늘리고, 10만원의 주택수당 도입을 제안했다. 또 기본급 15만4883원을 인상하고, 현행 10만원의 식대를 7만6000원 인상하라고 요구했다.
 
핵심은 공동복지기금이다. 500억원의 재원이 들어가는 공동복지기금에 대해 노사가 논의하기 위해선 원청이 교섭에 참여해야 한다.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노사 문제 불개입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지회는 원청을 교섭자리로 이끌어내기 위해 공동복지기금 설립을 요구했다. 원청을 압박하기 위해 지회는 17일 청와대 인근의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27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계획했다. 
 
6월 중순부터는 파업 수순을 밟기 위해 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넣는 한편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6월30일로 예정된 민주노총의 총파업 시기에 맞춰 쟁의권을 확보한 뒤 부분·전면 파업과 상경 투쟁을 진행할 방침이다. 노사갈등이 극심했던 2013~2014년의 재연이다.
 
협력업체 사용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교섭 대표를 맡고 있는 협력업체 관계자는 "물량이 줄어 경영환경이 계속 나빠지고 있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며 "500억원의 공동복지기금은 원청이라면 모를까, 협력업체가 조성할 수 있는 액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라두식 지회장은 "원하청 관계에서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원청의 참여 없이는 처우를 개선하기 어렵다"며 "노동자들에게 재벌개혁은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인 만큼 올해 지회는 재벌개혁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삼성전자서비스지회.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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