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주요 그룹들이 명운을 걸고 추진한 신수종사업의 희비가 엇갈렸다. 일부는 자금과 시간만 낭비하며 철수, 전략적 실패의 오명이 됐다.
삼성은 2010년 5월 이건희 회장이 ▲태양광전지 ▲발광다이오드(LED) ▲의료기기 ▲자동차전지(전장) ▲바이오제약을 5대 신수종사업으로 선정, 그룹의 미래로 낙점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현재 삼성이 받아든 성적표는 초라하다. 바이오제약을 제외하면 자신 있게 내세울 게 딱히 없다. 태양광전지는 투자 5년 만에 삼성SDI 케미칼부문과 삼성정밀화학을 롯데에 매각하며 철수했다. LED와 의료기기는 수년째 적자에 허덕이며 '매각설'과 '철수설'을 겪는 등 부진에 빠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기존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며 전장에 강한 의욕을 보였으나 활로는 여전히 미궁이다. 배터리기업으로 재편하며 전장을 이끌게 된 삼성SDI는 적자의 늪에 빠졌다. 이 부회장이 피아트크라이슬러 지주사인 엑소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는 등 글로벌 영업 전선에 나섰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지난해 11월 80억달러(9조4000억원)를 주고 인수한 하만에 대해서는 '돈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나마 바이오제약이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점은 위안이다. 삼성물산이 기존 건설과 상사, 패션 등 취약한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SK는 ICT 융합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2011년 인수한 하이닉스는 '신의 한수'로 불린다. 텔레콤·이노베이션과 함께 그룹의 3대 축으로 자리했으며, 'IT와 제조업의 융합'이라는 신성장 전략을 추진할 모멘텀이 됐다. 바이오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면서 SK바이오텍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0.1% 늘었다.
LG는 스마트그리드와 바이오, 전장, 태양광, LED 등을 신수종사업으로 정했다. 태양광과 LED는 삼성과 마찬가지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스마트그리드와 바이오, 전장은 희망이 됐다. 특히 전장은 그룹의 기대주로 불린다. LG화학 배터리사업은 GM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그간의 투자가 결실을 맺기 직전까지 올라왔고, LG전자 VC사업본부도 모바일의 부진을 상쇄할 미래 동력으로 꼽힌다. 구본준 부회장이 힘을 실어주며, 적어도 전장에서만큼은 삼성을 앞섰다는 평가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전무가 태양광사업을 총괄하며 사세를 키웠다. 2015년 2월 태양광 계열사를 '한화큐셀'로 통합, 생산규모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삼성과 현대중공업이 태양광에서 발을 뺀 것과 대조적이다. 2016년 기준으로 한화큐셀은 전년 대비 매출 15%, 영업이익 131% 신장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다. 끈기의 힘이었다.
자료/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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