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 키워드는 '소비자보호'·'금융선진화'
금융당국 정책-감독기능 분리 추진…박근혜표 성과연봉제 폐기 수순
2017-05-10 06:00:00 2017-05-10 0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김보선 기자] 금융당국 정책-감독기능 분리 추진…박근혜표 성과연봉제 폐기 수순
문재인 정부의 금융정책은 '소비자 보호와 금융 선진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금융산업 선진화의 전제 조건으로 금융당국의 역할 변화를 지목하면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기능을 소비자 보호 강화 방향으로 대수술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건전성을 강조하던 금융정책의 큰 틀이 금융소비자 위주로 바뀌는 셈이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됐던 창조금융, 성과연봉제 등 금융정책도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제19대 대통령선거 정책공약집 '나라를 나라답게'를 통해 선진화된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약집에 따르면 문 당선인은 금융산업 구조 선진화를 위한 과제로 ▲효율적인 금융관리 감독체계 구축 ▲금융당국의 공정한 정책 결정 시스템 ▲규제 완화로 경쟁 촉진 등을 꼽았다.
 
우선 문 당선인은 '금융당국 관리·감독체계개편'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금융 정책과 감독 기능이 일원화된 현재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체제에서 정책과 감독 기능을 분리하고, 견제와 균형을 회복하겠다는 것이 문 당선인과 더불어민주당의 기본 구상이다.
 
더불어민주당 더미래연구소가 발표한 조직 개편안은 현재의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를 통합하는 내용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를 없애고 예산·재정 전담 기획예산처, 국내외 금융정책 전담 재정경제부를 신설한다. 금융위원회의 정책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감독 기능은 신설하는 금융감독원으로 이관하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감독원 내에 있는 금융소비자보호원(가칭)을 별도 기관으로 분리 독립하는 논의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 보호 기구는 박근혜 정부의 공약 사항이기도 했으나, 현재 금융감독원 내 소비자보호처 형태로 어정쩡하게 머물러 있다.
 
특히,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도 등 금융소비자 권리구제를 확보하는 장치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사태와 동양그룹 CP 사기사건, 카드 3사 정보유출 사건, 생명보험사의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건 등 지난 10년의 대형 금융사건사고들이 소비자 이익에 반대되는 방향으로 전개됐기 때문이다.
 
증권부문에서도 문재인 당선인은 자본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를 공언해왔다.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외압을 방지하기 위해 증권선물위원회 제재의결서를 공개하기로 했으며, 주가조작과 같은 시장 교란에 대한 형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세조종 등 손해배상소송의 소멸시효도 늘릴 방침이다.
 
새 정부의 금융정책이 금융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금융회사의 건전성 악화는 물론 도덕적 해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고금리 추가 인하, 장기채권 탕감 등 다양한 서민금융 공약들도 임기 시작과 함께 추질될 전망이다.
 
금융권 종사자들은 금융산업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당부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 임원은 "금융산업 발전이 전제돼야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상기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문재인 정부는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금융당국의 공정한 정책 결정 시스템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정책의 실명제와 업무 이력제를 도입하고, 이메일과 공문 등 업무 지시 사항의 의무적인 문서화를 확립하고, 전문직 공무원제도를 확대해 인사의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인터넷 전문은행 등 각 업권에서 현행법상 자격 요건을 갖춘 후보가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를 개선하고, 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춰 경쟁을 촉진하는 대신 사후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4대 개혁 과제 중 하나인 금융개혁은 급격한 변경이 예상된다. 성과연봉제 도입와 창조금융 활성화, 국민재산증식 취지로 도입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이 이미 동력을 상실할 분위기다.
 
성과연봉제의 경우 문재인 당선인이 "폐지 후 원점 재검토"를 공약하면서 작년 반강제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금융공공기관 노조들이 반격을 가하고 있다. 국민재상증식이라는 취지로 도입된 ISA는 출시 1년도 안 돼 가입자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은 규제 산업 특성상 정권의 바람을 많이 타는 곳"라며 "과거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금융허브', 이명박 정부의 '녹색금융' 정책같이 '창조금융' 역시 새 정권에서 빨리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용·김보선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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