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가 마무리 17일 됐다. 이번 사건은 삼성과 현대, SK, 롯데 등 전국경제인연합회 소속 18개 그룹이 연루됐다. 우리나라에서 이름 꽤나 난 기업들은 죄다 재단출연금을 냈다. 그 출연금 이 자그마치 774억이다.
‘국정농단 사태’로 번지기 전인 ‘최순실 게이트’ 단계에서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한 재벌총수만 9명이다. 1988년 이른바 5공 청문회 때 불려나왔던 재벌총수는 당시 전경련 회장이었던 정주영 전 현대 회장 등 6명이었다.
국조특위를 통해 제기된 특혜 의혹도 여러 개다. 삼성과 롯데를 제외하고도 SK와 한화, CJ는 각각 총수들의 특별사면을 대가로 거액의 자금을 출연금으로 지원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현대차는 노사개혁과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인허가 청탁 의혹이 있었다.
그러나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까지 나서 6개월간 의혹들을 조사했지만 정작 법정에 서게 된 사람은 이 부회장과 신 회장 두명 뿐이다. 검찰은 의혹이 강했던 기업들 중 SK에 대해서는 뇌물요구를 받고도 응하지 않았고, CJ는 청탁과 대가성 없었던 것으로 결론냈다.
앞서 검찰은 재단 출연금 지원을 박 전 대통령의 강요로 봤다. 반사적으로 재벌기업들은 강요죄의 피해자가 됐다. 그러나 특검팀이 재단출연금과 관련해 이 부회장을 제3자뇌물 혐의로 기소하면서 나머지 기업들도 바짝 긴장했다.
관건은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였다. 법조계에서는 재벌 총수들이 대통령과 독대 과정에서 전하는 ‘민원’과 청탁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부분은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의 재판에서도 첨예한 법리공방이 전망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삼성과 롯데만을 기소하면서 ‘정경유착’의 뿌리를 제대로 뽑아낼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박영수 특검은 지난 3월3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번 수사의 목표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SK와 롯데, CJ 이외 다른 기업들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조사를 하지 않았다.
이날 특검팀에 소속됐던 한 관계자는 “여러 기대를 했지만 이번 수사결과로 결국 ‘권력 앞에 기업들은 피해자’라는 프레임이 오히려 강해진 것 같다”며 “정경유착 청산이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롯데그룹 경영 비리 관련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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