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6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3대 공약’과 ‘5대 약속’을 발표하고 청년 표심 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홍 후보가 내놓은 청년 일자리 정책은 대부분 규제에 방점이 찍혀 있어 실질적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고 있다.
홍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청년본부 선거대책회의에 참석해 “야당에서 말하는 청년 푼돈 쥐어주기로는 청년 일자리 대책이 되지 못한다”며 “대통령 직속 서민·청년 구난위원회를 설치해 청년과 서민들의 어려움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구난위원회에서는 생계형 신용 불량자 등에 대한 특별대책을 마련하고, 신용불량자 중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경우 공공근로 일자리 등을 통해 부채를 갚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홍 후보는 또 청년 일자리 뉴딜정책으로 일자리 110만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홍 후보는 이날 열린 국가대개혁 비전선포식에서 "국민안전 인프라 뉴딜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도로, 교량, 터널 등 공공 인프라를 재건하는 인프라 뉴딜사업으로 국민 안전과 일자리 창출, 지방을 중심으로 한 경제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아울러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홍 후보는 또 고용세습 단체협약을 유지하는 사업장의 명단을 공개하고, 이런 사업장에 대한 시정요구와 형사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능력 중심의 채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열린채용 특별법’을 제정할 예정이다. 홍 후보는 또 인사 관련 부정행위자 시정조치 등을 강화해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없애겠다고 밝혔고, 불공정한 채용절차에 대한 신고자를 보호하고 이를 시정하기 위해 ‘불공정 채용 신고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홍 후보는 고의 체불사업자 명단 공개 기준 등을 강화해 고용 갑질로 인한 청년임금 체불이 이뤄지지 못하다고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특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부분 대선후보가 말하는 공공일자리 81만개 창출은 그리스로 가자는 이야기”라며 “그리스는 강성 귀족노조 횡포로 제조업이 없고, 민간 일자리가 없다보니 공무원 한명이 할 수 있는 일을 3~4명이 맡도록 늘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집권하면 작은 정부를 만들어 공무원을 구조조정하겠다”며 “공사와 공사 관련 임직원을 구조조정해서 남은 돈으로 서민 복지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누구의 아들이어서, 누구의 딸이어서 취업에 성공하는 불공정·불법 행위는 근절하고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하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후보의 청년 일자리 대책이 대부분 규제 중심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먼저 정부·공공기관 구조조정은 일자리 ‘증가’가 아닌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작은 정부론’을 내세워 대대적인 정부기관 개편, 규제 완화를 추진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복지 확대 등 정부의 기능은 커졌지만, ‘공공부문 효율화’라는 전 정부의 기조는 이어졌다.
그 결과 공공부문 일자리의 질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고용노동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시스템’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 소속 인원은 2012년 2만74명에서 2013년 1만9038명, 2014년에는 1만4688명까지 줄었다. 반면 중앙행정기관의 간접고용 규모는 2012년 5896명에서 2013년 6731명, 2014년 7679명으로 늘었다. 그렇다고 민간부문의 일자리가 확대된 것도 아니다. 고용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실업률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때 수준까지 치솟았다.
홍 후보는 공공 부분 일자리 축소를 통해 마련된 재원을 청년 일자리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투자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한 방안은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채용비리 근절도 일자리의 총량을 늘리는 정책은 아니기 때문에 청년 일자리 정책으로 내세우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홍 후보가 주장하는 강성 노조의 ‘고용 대물림’도 취업규칙에만 존재할 뿐 실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민 청년유니온 정책팀장은 “청년들의 삶을 운운하지만, 청년 일자리와 전혀 관련 없는 이야기로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번에 홍 후보가 내놓은 공약들을 보면 지난 9년간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 정책들이 어떤 효과가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 정책들로 인해 청년 일자리 문제가 조금이라도 나아졌는지 의문이다. 공공부문을 구조조정하고 채용비리를 근절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건 전혀 말이 안 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청년본부 선거대책회의에 참석해 청년일자리 3대공약, 정정당당 청년취업 5대약속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최용민 기자/김지영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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