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경제공약 탐구)④'자영업 보호' 울타리 높게치고, '을'의 방어권 확대
문 "대기업 횡포 엄단"…안 "은퇴자 전직훈련 강화"…홍 "김영란법 개정"
2017-04-12 17:31:22 2017-04-12 17:31:22
[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고용에서 자영업자(무급가족종사자 포함)가 차지하는 비중은 25.9%다. 근로자 4명 중 1명이 자영업에서 삶을 일구고 있다는 것이다. 2013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자영업 비중이 16.2%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창업시장에 뛰어드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취업이 어려운 청년들도 창업으로 눈을 돌리면서 자영업 시장의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이는 각종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세청의 '사업자 현황(잠정)'을 보면 올해 1월말 기준 전국 커피음료점은 3만8202개로, 2016년 1월말(3만1823개)에 비해 120.1% 수준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편의점(3만4294개)은 110.7%, 일반음식점은 102.0% 수준으로 더 많아졌다.
 
2016년 국세통계연보에 집계된 2015년 기준 신규 개인사업자는 106만8313명, 폐업 개인사업자는 73만9420명이었다. 10명이 신규 사업 등록을 하면 7명이 폐업 신고를 하는 꼴이다. 번듯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차려도 고가의 인테리어를 강요당하거나, 광고비 부담 등으로 '사장님' 보다 '을'에 익숙한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문재인, 자영업 보호막 강화에 초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삶이 악화된 원인으로 '정부 정책 실패'를 꼽는다. 문 후보는 지난 2월 한 전통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재벌과 대형유통업체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먹어 삼킬 때 정부는 어딨었나. 재벌에 세금 줄여주고 규제 풀어주니까 동네 구멍가게까지 넘보는 일이 이제 당연한 것처럼 되고 말았다. 지난 10년간 소상공인과 자영업을 위한 정부는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기 때문에 문 후보의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은 이들에 대한 보호막을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먼저 문 후보는 현재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하는 정부 조직 개편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정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범정부차원의 '을지로위원회' 구성도 약속했다. 을지로위원회는 2013년 만들어진 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 당내 조직으로 프랜차이즈 가맹 계약, 대리점 납품 문제 등으로 문제를 겪고 있는 현장에 중재자로 나서면서 노사 간, 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주 간 상생을 위해 노력해왔다. 
 
▲대기업 참여 제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제도 도입 ▲대기업 참여 제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제도 도입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제도 폐지(불공정거래 피해자 및 피해자단체에 고발권 부여) 등이 '을'들의 방어권을 확대하는 공약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비용부담을 줄이는 공약도 있다. ▲영세가맹점 우대수수료 기준 2억→3억원(중소가맹점 기준 3억원→5억원)으로 상향 ▲우대수수료율 점진적 인하 및 약국·편의점 등 소액 다결제 업종 우대수수료율 적용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통한 임대료 상한한도 9%에서 5%로 인하, 상가임대차 계약갱신청구 기간 점진적 연장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상 의료비·세액공제 확대 등이다.
 
안철수 "임대보호 강화·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 제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역시 다양한 소상공인, 자영업자 보호 공약을 내놓고 있다. 구도심 지역에서 특색 있는 개인사업체의 성공으로 지대가 오르고, 높아진 임대료 부담에 영업을 지속하지 못하는 현상을 뜻하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에 관심이 높다.
 
안 후보는 지난 11일 '소상공인 정책공약 발표 및 토크 콘서트'에서 "임대차 보호제도를 강화하고, 가맹사업자에 대한 불이익을 금지해 자영업자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유통시장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 ▲1인 소상공인사회보험 가입요건 확대 등도 약속했다.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수수료 걱정 없는 IC카드 활성화 ▲전통시장 내 유휴공간·주차장을 활용한 오픈마켓으로 전통시장 방문 유도 정책은 문 후보의 공약처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수익성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책에서 안 후보가 구별되는 점은 자영업 진입을 앞두고 있는 중장년층을 창업이 아닌 취직으로 유도한다는 것이다. 안철수 캠프 이태흥 정책국장은 "중장년층, 특히 은퇴세대들은 자영업에 뛰어들기보다 과거에 자신이 일했던 곳보다는 조건이 좋지는 않더라도 중소기업 같은 곳에 취직할 수 있도록 전직훈련과 상담 서비스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잃는 게 아니냐'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 청년 일자리는 임금이 낮거나, 근로조건이 열악해서 취직을 못 하는 '미스매치'가 실질적인 원인이기 때문에 중장년층 취직과는 다른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김영란법 개정하겠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서민대책위원회라는 별도의 조직을 통해 서민경제 현안에 대응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공약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개정을 공약했다. 홍 후보는 "경제를 살리겠다. 김영란법 때문에 식당들이 안 된다. 꽃가게가 되지 않는다"며 "김영란법의 3·5·10(식사·선물·경조사비) 규정을 10·10·5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경조사비 상한을 내린 데 대해서는 "10만원으로 하니까 서민들이 10만원 내야 하는 줄 알고 마음의 부담이 너무 많다"고 조정 필요성을 지적했다.
 
유승민 "'갑 횡포 금지' 특별법 발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소상공인, 자영업자만을 대상으로 한 공약은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창업을 통한 성장정책 구상을 밝히며 공정한 경제질서를 강조한 만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권리 보장에 공감할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앞서 '공정한 시장경제' 공약을 발표하며 '갑을관계' 횡포를 근절하기 위한 '공정거래 관련법령의 집행강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피해자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직접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심상정 "적합업종 확대…불공정 행위 엄단"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보호막을 높이 세우는 것뿐만 아니라 이들의 은퇴 대비에도 신경을 쓴다. 심 후보는 우선 정부 내 중소기업상공인부를 신설하고, 전통떡·빵·김치·순대 등을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 등의 진입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적합업종 지정 주체도 현재의 동반성장위원회가 아닌 중소기업상공인부 장관이 하도록 할 생각이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 위협적인 복합쇼핑몰, 대형마트 진입은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규제할 예정이다.
 
대리점업계 밀어내기 판매 강요, 가맹점업계 고가 인테리어 강요 행위, 제조하도급의 부당한 원가산정 요구와 납품단가 후려치기, 건설하도급의 추가공사비 미산정 행위, 대형유통점 납품업체에 대한 부당반품 행위, 기술설명회 등을 빙자한 기술 편취 행위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 ▲집단소송제 도입 ▲집단적 교섭제도 도입·강화로 피해 당사자들의 권리를 최대한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른 후보들과 같은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도 공약했다. 현재 ‘9% 이내’인 임대료 인상률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2배 이내로 제한하고, 임대차 계약갱신요구 기간을 현행 5년에서 최소 10년으로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매출에 타격이 있는 화훼업은 공공조달을 통해 지원하고, 요식업 등에 대해서는 의제매입 세액공제를 확대할 예정이다.
 
심 후보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더 공들인 부분은 자영업자들의 은퇴 문제다. 심 후보는 폐업이나 노령화로 인한 은퇴에 대비하게 위해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한 자영업자에게 납부금액의 30%까지 지원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단 일정 소득 이하의 중소상인으로 월 20만원 이하의 소액 가입자에 한해 지원한다. 서울시의 경우 연간 12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자영업자 가입률이 낮은 국민연금, 고용보험에 대한 보험료 지원 계획도 갖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욎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대통령 후보.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