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 기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가 예상밖의 돌풍을 일으키면서 '빅데이터' 기반 금융서비스가 금융시장 판도변화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품을 본격적으로 내놓는다면 그 파급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 전문가들은 생애 주기별 맞춤형 자산관리, 인공지능 도우미, 중소상인 전용 대출 등 각종 빅데이터 상품이 줄줄이 출격하면 은행권과 대등한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은행 1, 2호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개인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고도화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컨소시엄 내 주주사들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조만간 인터넷은행 내 주주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데이터를 분석하고 서비스에 활용한 만한 데이터만 따로 추출한 후, 이를 빅데이터 전문기관에 넘길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 절차에 따라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중"이라며 "분석을 통해 상품화 됐을 때 유용할 것인지를 검토해 보는 단계이며, 실제로 이렇게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은행은 케이뱅크 이외에 아직까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도상, 금융회사가 이종간 데이터를 융합해 빅데이터를 구축하려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인정보를 비식별(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는) 처리한 후 금융보안원이나 신용정보원을 거쳐야 한다.
두 기관을 거친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는 금융감독원의 최종 허가가 떨어지면 실제 영업에 활용할 수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분석-취합-융합 등의 절차를 거친 빅데이터 서비스를 조만간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케이뱅크는 4900만 KT가입자, 350만 BC카드 가맹점, 60억건의 PG사 결제 DB 등 주주사의 다양한 데이터를 선별·취합해 맞춤형 대출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케이뱅크는 중장기적으로 빅데이터를 개인대출 뿐 아니라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빅데이터 기반의 생애주기별 상품도 검토 중이다. 빅데이터를 통해 생활자금 관리 및 알고리즘 자산운용 등이 결합된 인공지능 기반의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비대면에 맞는 금융 상품을 내놓기 위해 데이터를 선별하는 작업이 끝나면 단계적으로 관련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일 본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도 빅데이터 구축 작업에 한창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이르면 오는 6월에 영업을 개시하나, 오는 2019년쯤 빅데이터를 가미한 상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택시 운행 이력·G마켓·옥션과 예스24 구매내역 등 주주사 빅데이터를 활용한 중금리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적인 신용평가를 통해 저축은행보다 최고 10%포인트 가량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준다는 것이다.
G마켓과 옥션의 판매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두 채널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특화 대출 상품을 제공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카카오택시 운행이력(고객평가점수, 사고이력)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스코어링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6등급 이하 택시운전 고객도 연 10% 미만의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 내에 있는 정보를 가져와 분석해서 신용평가에 유의미한지 따져보는 작업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빅데이터를 이용한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 금융거래 빈도가 적은 사람도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고 기존 은행이 제공하지 못하던 획기적인 금융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용평가회사 관계자는 "금융거래 이력이 없어서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씬 파일러도 인터넷은행을 이용하면 저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이는 기존 은행의 사각지대에 있던 고객들을 인터넷은행으로 끌어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여전히 일부 은행들은 인터넷은행의 파급 효과를 무시하고 있으나, 안주하다가는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 등에 밀려 금융시장에서 사장 당할 것"이라며 "인터넷은행의 혁신적인 서비스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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