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뺀 3당 "대선전 개헌 합의"…문 "국민주권 부정 행위"
"28일 개헌안 발의해 40일안에 절차 마무리"
"문재인 대세론 막기 야합…명분도 실현 가능성도 없어"
2017-03-15 17:16:56 2017-03-15 17:16:56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원내대표들이 15일 대통령 선거 당일 개헌안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오는 28일 개헌안을 발의하고 5월9일 국민투표까지 40여일 안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고, 개헌안 국회 통과에만 200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평가다. 특히 대부분 국민이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민심을 거스르며 몇몇 정치집단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개헌이라는 점에서 거센 역풍도 예상된다. 
 
한국당 정우택·국민의당 주승용·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동하고 이같이 합의했다. 국회 개헌특위 국민의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과 민주당 개헌파가 주도하는 개헌에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이 동참하기로 했다”며 “분권형 대통령제가 공통적 내용”이라고 밝혔다.
 
헌법 개정안은 국회의원 과반이나 대통령이 발의해 국회 의결과 국민투표를 거쳐 확정된다. 먼저 발의된 개정안은 대통령이 20일 이상 공고해야 하고, 국회는 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 의결해야 한다.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의결할 수 있고, 의결 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쳐진다. 국민투표에서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헌법 개정은 확정되고 대통령이 즉시 공포한다.
 
이에 따라 3당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을 목표로 발의에 필요한 150석을 모으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자유당 93석과 바른정당 33석, 국민의당 39석을 합하면 총 165석으로 발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국회 통과다. 3당은 민주당 내 개헌파까지 합치면 200석 통과도 가능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 내 개헌파는 30여명 정도다. 단 한명의 이탈표도 발생하지 않는다면 가까스로 200석을 넘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의당 내 대선 전 개헌에 회의적인 의원들이 적지 않아 실제로 발의와 국회통과가 이뤄지기 힘들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개헌안이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해도 국민투표까지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연합뉴스와 KBS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선 전 개헌’에 찬성하는 의견은 32.6%에 그친 반면, ‘대선 후 개헌’에 찬성하는 의견은 45.8%에 달했다. 아울러 10.3%는 개헌이 필요없다고 답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제는 3당이 왜 갑작스럽게 대선 날 국민투표를 들고 나왔냐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3당이 개헌을 서두르는 이유가 ‘문재인 대세론’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개헌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국민적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시기만 먼저 못 박은 것은 명분이 없다는 비판이 거세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문재인을 견제하기 위한 정치 공학적 야합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개헌을 매개로 제3지대에서 합의를 본 것인데, 대선용으로 명분도 없고 현실 가능성도 없다”고 일축했다.
 
정치권 한쪽에서는 대선 날 개헌안 국민투표를 진행하면 그날 당선된 대통령은 개정된 개헌안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재인 견제용’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는 주장도 아온다. 그러나 개헌안 부칙을 통해 임기 단축 조항을 넣으면 다음 정권의 수명을 줄일 수 있다. 국회 개헌특위 관계자는 “부칙으로 개정 헌법의 시행일자와 공포한 당시 대통령의 임기를 명시하면 임기 단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세론 막기 뿐 아니라 후일을 기약하기 위해 헌법 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기태 한공유정책연구원장은 “문재인 뿐만 아니라 향후 민주 정권이 지속될 것을 우려한 개헌 추진이라고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실제 개헌안이 국회 등을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개헌을 고리로 제3지대에서 활동하는 인물들의 입지를 넓혀줄 수 있다.
 
개헌안 통과 여부를 떠나 이런 움직임들이 ‘반문 연대’를 더욱 강화하고 대선 막판 중요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을 계기로 개헌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된다면 빅텐트는 자연스럽게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3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정치인들 마음대로 내각제, 이원집정부제를 결정하도록 누가 권한을 줬냐"며 "정치권 일각의 이런 논의는 국민 주권을 부정하는 것으로 강력한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 3당의 단일 개헌안 마련 합의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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