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임금피크제 대상 은행원들이 회사에 잔류하지 않고 대부분 희망퇴직으로 퇴사를 선택하는 이유는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급여 감소폭이 너무 커 앞으로 받게 될 임금보다 희망퇴직금이 큰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A은행의 경우 임금피크 대상자는 임금피크 첫해에 직전 급여의 70%를 받고 이듬해부터 급여가 60%, 50%, 40%, 30% 순서로 적어진다. 반면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2~3년치 연봉의 위로금을 받을 수 있으며 더 받는 경우도 있다.
임금피크제는 현재 거의 모든 은행이 시행하고 있지만 내용은 각 은행별로 임금피크제 총지급률은 차이가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은행권의 임금피크제 총지급률은 240~260% 수준이다.
KEB하나은행이 260%로 가장 높고 농협은행이 255%, 국민·신한은행 250%, 우리은행 240% 순이다. 지급률이 다른 점은 노조와 은행 사측이 임금단체협상에서 지급률을 조정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KEB하나은행 등 임금피크제 직원들이 대다수 퇴사를 해버리는 곳에서는 총지급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임금피크제 활성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작년에 임금피크제 총지급률을 250%에서 260%로 올렸다.
하지만 임금단체협상을 논의하는 일선에서는 은행 측이 임금피크제 지급률 확대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금리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주요 은행들이 급여 등 관리비를 줄이려는 의도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비용을 털고 나면 그 뒤로는 추가 비용이 덜 들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경우에도 희망퇴직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비용이 급증했지만 그로 인해 인력구조가 개선되고 생산성이 향상된 만큼 3~4년에 걸쳐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국민은행은 작년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 2000여명이 퇴직하면서 80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됐다.
실제 은행들이 아예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희망퇴직으로 유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상대로 희망퇴직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우리·신한은행도 매년 55세 이상의 직원들이 임금피크제 또는 희망퇴직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은행권이 임금피크제의 본래 취지인 신규채용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임금피크제가 인력감축을 위한 도구로만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국내 은행권의 상반기 채용시즌이 다가왔지만 상당수 은행들이 충원 계획을 하반기로 미룰 것으로 보인다. 대형은행의 경우 농협은행을 제외하고는 아직 상반기 채용일정과 규모를 결정하지 못했다. 하반기 채용을 실시한다고 해도 그 규모는 예년 수준보다 한참 밑돌 것이란 게 업계 분위기다.
작년 상·하반기에 총 300명을 채용한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채용 시기를 미정으로 해 둔 상태다. 지난달 장애인 특별채용을 진행한 우리은행도 올해 채용 계획이 미정이다.
통상 하반기에만 채용을 진행해온 KEB하나은행은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하나-외환은행 통합 1기 공채로 500명 가량을 충원했지만 지난해에는 150명만 채용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190명을 채용한 기업은행도 상반기 채용계획은 잡지 않고 있으며, 최근 수년간 인력효율화 작업에 매진해온 국민은행도 올해 채용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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