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CEO, 5월 조기대선 폭풍 영향권
정권교체시 일괄 사표-재신임 수순…'친박 꼬리표' 수장들 좌불안석
2017-03-14 08:00:00 2017-03-14 0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정치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지만 금융공기업들은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탄핵 결정으로 대통령 선거가 오는 5월로 앞당겨지면서 그동안 친박(친 박근혜) 인사로 분류된 금융공기업 수장들의 거취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고경영자(CEO) 교체 작업을 추진 중인 금융사들도 조기대선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친박인사로 평가 받는 금융공기업 CEO들이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이 유력하다.
 
정권교체가 있던 지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공기업의 민영화와 업무통폐합을 추진하며 공공기관 수장들을 대거 물갈이했다. 그 과정에서 김창록 전 산업은행 회장, 이철휘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등이 스스로 사표를 내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의 '정권 재창출' 경우 대다수 금융공기업 수장들이 임기를 보장 받았다"며 "하지만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가 당선되는 '정권 교체'의 경우에는 공기업 CEO들이 일괄 사표를 내고 재평가 작업이 이뤄지는 것이 수순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대선 결과 정권이 교체될 경우 여러 금융공기업 수장이 물러나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금융공기업에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만 시중은행 출신이나 내부승진자로 채워졌을 뿐이다.
 
금융공기업 중에서는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자리가 가장 위태로워 보인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거래소의 경우 그동안 공공기관으로 분류돼오다 2015년 벗어났지만 박근혜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 출신인 정찬우 이사장이 선임되면서 '보은성'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정찬우 이사장은 대통령 탄핵을 야기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지난달 참고인 신분으로 특별검사팀에서 두 차례 조사를 받기도 했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시절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지시로 민간은행에 부당한 인사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인적 쇄신'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올 들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체제에서 새롭게 수장에 임명된 최종구 수출입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김규옥 기술보증기금 사장 등은 전문성을 갖추고 특별한 정치적 연줄이 없다는 점 등에서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경우 대구 출신으로 영남대학교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에서 경제학과 특임석좌교수를 지낸 대표적인 친박인사다. 작년 2월 선임돼 임기가 아직 2년 남았지만 대우조선해양 회생 과정에서 비판 여론이 강하게 일 경우에는 자리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공기업 외에도 그동안 관료 출신이 수장을 맡아온 민간 금융사에서도 조기 대선에 따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현재 CEO 교체를 앞두고 있는 수협은행에서는 유력한 후보가 떠오르지 않으면서 최종 선임에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조기 대선으로 새 정부가 들어서면 단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다는 후문이다.
 
수협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정부 추천 사외이사 3명과 수협중앙회가 추천한 2명 등 총 5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는데, 정부와 수협간의 견해가 엇갈려 합의에 오르지 못했다. 행취위는 이달 중순에 다시 외부 공모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농협금융지주도 김용환 회장의 임기가 다음달 28일 끝나면서 이번주 차기 회장 인선에 돌입한다. 농협금융 역시 2010년 금융지주 출범이후 관료 출신 인사가 선임돼 온 곳이다. 지난해 빅배스(대규모 충당금을 쌓아 부실을 모두 털어 내는 것)를 단행하고도 흑자 전환에 성공해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최종구 수출입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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