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채권단 압박 초강수…"금호타이어 인수 포기할 수 있다"(종합)
채권단 "특혜 시비 우려, 원칙 고수"…관건은 '인수자금 독자마련'
2017-03-13 15:55:20 2017-03-13 16:06:11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금호아시아나가 그룹 재건의 마지막 관문을 눈앞에 두고 '채권단 압박'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치 않을 경우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발을 뺄 수도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승부사로 통하는 박삼구 회장의 배수진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뉴시스
 
금호아시아나는 13일 서울 광화문 본사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해 금호아시아나 측이 산업은행 등 주주협의회와 맺은 우선매수권 약정에는 '우선매수 권리는 주주협의회의 사전 서면 승인이 없는 한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주주협의회는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이 부여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박세창 사장 우선매수권의 제3자 양도를 통한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불허 입장을 지속 밝혀왔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는 "'사전 서면 승인이 없는 한'의 의미는 주주협의회의 동의가 있으면 승인할 수 있다는 의미"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컨소시엄 구성 허용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중국의 더블스타에게는 6개 회사의 컨소시엄을 허용하면서 우선매수권자에게는 허용하지 않는 것 역시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금호아시아나가 공식적 자리에서 이같이 산업은행을 압박하고 나선 것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고서는 1조원에 달하는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윤병철 금호아시아나 기획재무팀장(상무)은 "금호타이어를 재무적투자자(FI) 100%로 인수하면 그룹에 영향이 크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면서 "전략적투자자(SI) 허용은 그룹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향후 금호타이어 경쟁력 강화에도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의 논리가 채권단의 입장을 뒤바꿀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원칙을 파기할 경우 되돌아올 특혜 시비 등을 우려했다는 분석이다. 채권단 안팎에서는 이날 금호아시아나의 주장이 '궤변'이라며 불쾌감도 드러냈다.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 기자간담회 직후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의 컨소시엄 구성 허용 요구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오전 11시30분에는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예정된 행보를 이어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010년 처음 우선매수권을 개인 존속으로 하기로 약정을 체결했고, 이후 5년간 언급이 없다가 이제 와서 이 같은 요구를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박삼구 회장이 본인 스스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자 뒤늦게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금호아시아나 측 입장을 받아들일 경우 더블스타로부터 '특혜 시비'와 함께 곧바로 소송이 발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삼구 회장과의 관계로 여러 의혹을 낳은 터라 산업은행 또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입장에 처했다. 앞선 관계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외부 자금을 동원, 인수를 진행하는 경우 해당 기업에 오히려 빚이 전가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며 "금호타이어를 건전하게 가져가서 운영해야 돈이 될 텐데, 금호아시아나의 경우 이제 금호산업을 겨우 살려놨는데 또 다시 기업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을 염두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의 입장이 명확히 정리되면서 박 회장은 궁지로 몰렸다. 더블스타가 제시한 인수가격보다 단 1원이라도 많이 써내면 금호타이어를 품에 안을 수 있지만, 재무구조상 독자적 인수자금 마련은 어렵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평가다.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을 앞에 두고 박 회장이 궁지로 내몰렸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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