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파면)재계 "불확실성 해소"…"헌재, 기업을 피해자로 판단"
2017-03-10 14:46:37 2017-03-10 14:46:37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헌법재판소가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린 가운데, 재계는 신중하면서도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장 경영환경에 드리운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번 헌재 선고문을 통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흘러나온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탄핵 집회 참가자가 '탄핵인용 환영'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의 위헌 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라고 봐야한다"며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고했다.
 
탄핵 인용 결정 직후 재계는 즉각 '경제살리기'를 주문하고 나섰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고질적인 내수부진과 함께, 우리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강행에 따른 중국과의 갈등 심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주의 강화 움직임 등 대외여건 악화까지 겹치며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다. 재계는 산적한 과제를 해소할 컨트롤타워의 구축에 목말라있는 상황으로, 이번 탄핵 인용이 흩어진 힘을 모을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경제단체들의 논평을 살펴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그동안 정치일정에 밀려 표류하던 핵심현안 해결에 국가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으며, 한국경영자총협회 역시 "정부·정치권은 이념과 정파를 초월한 협치를 통해 국정운영 공백과 국론분열에 따른 사회혼란이 조기에 매듭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노와 사를 비롯한 모든 경제주체도 합심해 최대 현안인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민생안정에 전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무역협회 역시 불확실성 해소와 국가 운영시스템의 조기 정상화에 매진하자는 의견을 같이했다.
 
각 주요 그룹의 재계 관계자들 역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서도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 반응을 내비쳤다. 한 재계 관계자는 "외교와 경제, 두 측면에서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재계에서는 합치된 의견, 통일된 컨트롤타워에 대한 필요성의 목소리가 높았다"며 "이번 탄핵 인용이 이같은 재계의 갈급함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된 기업들의 경우 이번 탄핵 인용 관련 헌재의 선고문 일부를 주목하고 있다. 헌재는 이날 파면 결정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두 재단법인(K스포츠, 미르) 임직원 임면, 사업추진, 자금집행 업무 지시 등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은 피청구인과 최서원이 했고, 재단법인에 출연한 기업은 전혀 관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의 설립, 최서원(최순실) 이권 개입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피청구인의 행위는 기업 재산권을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의 자율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K스포츠·미르재단 설립에 기금을 출연한 기업들을 피해자로 보는 법적해석이란 시각이 있다. 기업들의 부담감을 덜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앞서 검찰은 기업들을 피해자로, 이어진 특검은 피의자로 재규정한 상황이었으며, 다시 헌재가 이를 뒤집어 기업은 피해자라는 맥락의 해석을 내놓은 것"이라며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번 헌재의 선고문은 큰 틀에서 통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잘못된 부분에 대해 밝힐 것은 밝히더라도, 기업들을 무작정 단죄의 대상으로 여기는 시각은 피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탄핵 인용 이후 이어질 대선정국에서 반기업 정서와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세질 것이라는 일부 우려에 대해서는 담담한 입장을 보였다. 한 기업 관계자는 "경제민주화는 이미 여·야 대권주자들이 동일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현안으로, 탄핵정국 이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경제민주화가 경제발전에 저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기업 입장에서 부담은 되겠지만 마땅히 안고 가야할 거국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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