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 보수' 움직이나…탄핵인용 임박하자 결집 조짐
황교안 지지율 반등 움직임…안희정은 뚜렷한 하락새
한국·바른당 "기회 왔다" 반색…야권 "큰 의미 없다"
2017-03-02 17:38:49 2017-03-03 16:45:59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 판결이 다가오면서 보수층 결집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직 중대한 변화라 보기까지는 어렵지만 광장에 모이는 ‘친박 단체’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보수층의 지지가 점점 강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다음주 박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경우 이에 반발하는 보수층 결집이 극대화되면서 이번 대선의 최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2일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2월 27~28일 이틀간 전국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3월 1째주 주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황 권한대행이 지난주 대비 3.7%p 올라 14.6%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35.2%)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주 대비 4.4%p 하락해 14.5%를 기록했다. 반면 뒤를 이은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지난주 대비 0.8%p 상승해 10.9%를 기록하며 10%대 지지율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리얼미터 자료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 상승은 보수층의 결집으로 이해할 수 있다. 황 권한대행은 40대(5.6%→15.5%), 5대(13.9%→19.7%), 60대 이상(22.4%→26.2%)에서 지지율이 크게 상승했고, 자유한국당 지지층(52.1%→64.9%)과 바른정당 지지층(12.5%→22.3%)에서도 지지율이 올랐다.
 
반면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이끌었던 안 지사는 40대(15.5%→11.0%), 50대(25.1%→19.4%), 60대 이상(21.5%→19.5%), 자유한국당 지지층(12.4%→7.9%)과 바른정당 지지층(32.4%→28.5%)에서 지지율이 떨어졌다. 탄핵 인용 가시화로 보수층 결집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보수층 입맛에 더 맞는 황 대행으로 지지율이 쏠리는 모습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아직 큰 판세를 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보수층이 다시 결집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친박 단체’ 집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언론이 이를 집중 보도하고, 이것이 상황을 지켜보던 ‘샤이 보수층’의 마음을 흔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분위기가 쏠려 있어 직접 목소리를 내기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판이 깔렸고, 광장에 나가 함께 태극기를 흔들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며, ‘친박 단체’를 중심으로 탄핵에 반대할 수 있는 나름의 논리가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일단 안 지사는 자신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안 지사는 이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2월 지지율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제 주장과 소신이 기존의 전통적 진영과 관점으로 보면 양쪽 모두로부터 비난받을 수 있다”며 “제가 감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른 야당 후보들도 이 같은 보수층 결집에 대해 크게 위기감을 느끼지는 않는 모습이다. 여전히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견고하고 대선 출마 여부조차 불확실한 황 대행 말고는 다른 여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 측 박광온 대변인은 “몇 사람들이 모여서 박근혜 대통령 구하기 하는데 보수의 결집이라고 보는 것은 흐름 전체에서 맞지 않다”며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 지지율이 빠진 만큼 문 전 대표 지지율이 올라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캠프 측은 지금은 보수층 결집이 이뤄지고 있지만 탄핵 인용 이후 전혀 다른 판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통령이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국민들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의 싸움이 아닌 현재와 미래의 싸움으로 국민들이 판단하고 선거에 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은 보수의 결집을 예상했다며 안 지사의 ‘우클릭’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차피 당면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도래했다”며 “보수 결집은 시간이 갈수록 강화되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지금처럼 어디도 맘을 두지 못하는 보수 지지자가 다시 모여서 상당한 정도의 박빙의 상태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탄핵 최종 심판을 자신들에게 힘이 쏠릴 수 있는 최대 변곡점으로 평가하고 반색하고 있다. 한국당은 보수층의 결집이 점차 강화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이 이뤄질 경우 보수층 결집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명 ‘탄핵 역풍’이다.
 
이 때문에 보수층의 입맛에 맞는 홍준표 경남지사 등의 대선 출마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반면 바른정당은 탄핵이 인용될 경우 박 대통령과 한국당이 법적인 죄인으로 낙인찍히기 때문에 바른정당이 보수의 새로운 대안으로 뜰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를 기회로 삼기 위해 당분간 정책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정현안 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희정 충남지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안희정 충남지사 초청 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해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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