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를 완화하는 인터넷은행특례법, 금융사에 대한 집단소송을 보장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금융 법안들이 2월 국회에서도 통과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야의 이견차가 큰 데다 조기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우선 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금융규제 완화와 관련해 야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를 바라보는 금융권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2월 임시국회에서 금융 현안 법안들이 통과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사들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현재의 야권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진 뒤, 금융 법안들이 재논의되면 금융사를 옥죄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 금융권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야권에서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주요 금융 법안은 인터넷은행법과 금융소비자보호법이다.
먼저 '인터넷은행법'은 정보통신기술(ICT)기업에 대한 은행 지분 확대를 허용하는 하느냐가 관건이다. 국회는 이미 강석진·김용태 의원의 은행법 개정안과 정재호·김관영·유의동 의원의 특례법 제정안이 발의돼있다.
인터넷은행 사업자들이나 정부에서는 KT나 카카오 등 ICT기업들의 인터넷은행 지분 확대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인터넷은행도 은행인 만큼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하면 안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무위 관계자는 "같은 당 내에서도 의견이 갈려 공청회를 통해 의견 청취가 더 필요하다"며 "현재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사태가 계속되면 야당 의원들 중심으로 업무보고나 공청회는 진행할 수 있으나 법안 심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영업에 들어가야 하는 K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앞으로 더 걱정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유력 대선후보가 은산분리를 보다 강화하는 내용을 주장하고 있으며, 당초 규제 완화로 방향을 모았던 야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도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지 않아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물리적인 시간 부족으로 이번 국회 처리가 어려울 전망이다. 20대 국회에는 국민의당 박선숙·더불어민주당 박용진 등이 금소법 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금융사들은 한숨을 돌렸다. 야권에서 주장하는 금소법 제정은 금융사고나 금융분쟁시 금융사의 책임을 명시화하자는 게 주요 내용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 집단소송이나 손해배상 등을 보장하자는 것인데, 금융권에서는 대표적인 '반(反)금융사' 법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의 야권으로 정권이 교체되면 금소법 논의는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이 교체되면 기존 법안들을 토대로 새 정부 로드맵을 짜기 때문에 재논의 될 수 있다"며 "소비자 보호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금융사 때리기 방향으로 구체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차기 정부 조직개편과 맞물려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소법에 포함된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도 재논의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정치권을 중심으로 차기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구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금소원 신설은 그 틀에서 재논의될 수 있다"며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산하에 두느냐, 독립기구로 두드냐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4일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운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국회 상임위원회 전체 보이콧을 선언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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