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의 덫…피해는 입주 스타트업
18개 혁신센터 존폐 위기…"정권 상관없이 실효성 여부로 평가돼야"
2017-02-06 18:04:10 2017-02-07 00:31:16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현 정권의 총아여서 들어온 게 아니다. 사업에 필요한 지원을 받기 위해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선발된 것인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다."
 
지방 혁신센터에 입주해 있는 한 스타트업 대표는 하소연부터 쏟아냈다. 한창 바쁜 연초임에도 전국 18개 센터에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들은 탄핵정국 후폭풍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단 서울을 제외한 17개 센터는 올해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며 외형상으로는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난제는 여전하다. 창조센터가 박근혜정부 창조경제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도 연루되며 여론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각 센터를 책임 지원하고 있는 대기업들도 이미 한 발을 뺀 모양새다. 헌법재판소가 국회 탄핵안을 인용할 경우 조기 대선과 맞물려 창조경제 흔적 지우기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피해는 고스란히 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들이 짊어졌다. 또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는 "스타트업 육성은 정권과 상관없이 추진해야 할 정부 과제인데, '창조경제'라는 명칭과 정치적 시각 때문에 센터의 존폐가 위태롭다"며 "전국 1440여개 스타트업들의 안위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7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출범 1주년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사진/뉴시스
 
당장 서울 혁신센터의 경우 서울시로부터 운영예산을 한 푼도 확보하지 못했다. 센터 관계자는 "'창조경제'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과 달리 서울 내 스타트업 육성 기관이 많다는 점에서 굳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센터가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이지만, 초기 스타트업에게 공간을 제공하는 곳은 센터 뿐"이라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추경을 목표로 서울시와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창업지원에 대한 의지는 분명하지만 혁신센터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만큼, 혁신센터와 다른 산하기관과의 협업·시너지 등을 이유로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 센터들 역시 각기 처한 상황에 따라 존속을 위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과 달리 스타트업 육성 기관이 부족한 현실에서 그동안 혁신센터가 의미 있는 성과를 내왔다는 판단이다. 제주의 경우 정부 지원이 끊기더라도 지자체 차원에서 센터 운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주관부서인 미래부의 존폐 문제와 관계없이 사업은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 경기, 부산 등 일부 지역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울산과 세종 등 성과가 좋은 곳들의 경우 혁신센터를 지자체 산하기관으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세현 경기혁신센터 글로벌협력실장은 "센터는 특정 정당, 또는 대통령 치적을 위해서가 아닌 오로지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실효성 여부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차기 정권이 누가 되든 혁신센터의 존폐가 논해져서는 안 되며 일관성 있는 정책들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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