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내년 반도체·철강·기계·전자업종과 조선·건설(내수)·자동차·석유화학 업종의 희비가 뚜렷이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업종별 단체 자료를 취합해 조사한 ‘주요 업종의 2009년 실적 및 2010년 전망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철강·기계·전자 등은 시장점유율 확대와 수요 증가,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내년 전망이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수주 급감·세제혜택 중단 등 전반적인 시장 시장위축 전망에 따라 조선·건설(내수)·자동차·석유화학 업종은 다소 어두운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조사됐다.
◇ 반도체 ‘매우 맑음’, 기계·철강·전자도 ‘장밋빛’
내년 반도체 업종 전망은 모든 업종 중 가장 밝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과 수출에서 각각 올해 보다 27.4%, 24.4% 증가한 301억달러와 385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호조세가 점쳐졌다.
올 상반기 급격한 하락을 보인 수출이 빠른 가격회복과 시장점유율 향상으로 4분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내년에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DDR3 같은 프리미엄시장 선점에 따라 채산성도 향상될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업종 역시 ‘장밋빛 2010년’이 점쳐졌다. 올해는 수요산업의 전반적인 침체로 생산, 내수, 수출 모두 하락세를 보였지만, 내년에는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내수부문은 조선을 제외한 주요 수요산업의 생산 및 설비투자 증가가 예상되고, SOC투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올해보다 12.2% 증가한 5140만톤, 수출은 해외 철강가공기지 확충에 따른 수출수요 증가에 힘입어 5.9% 증가한 2140만톤을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외 수요 급감으로 올해 생산, 내수, 수출 모두 두자릿수 하락세를 보인 기계는 설비투자 회복에 힘입어 업황이 호전될 전망이다.
주요기관들이 내년 10% 가량의 설비투자 증가를 전망하는 가운데 내수는 자동차, 전자 등 생산설비 투자확대와 수출기업에 대한 설비 및 부품 납품 증가로 올해보다 11.5% 증가한 47조원 수준으로 전망됐고,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수요 급증으로 수출도 300억달러대에 재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상의 관계자는 “특히 최근 한국전력컨소시엄이 UAE(아랍에미리트) 원자력 발전소 건설수주에 성공함에 따라 관련 업종인 기계, 철강 업종 전망은 예상치보다 더 밝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자 업종도 디스플레이, 대형냉장고 등 고가제품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휴대폰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생산, 수출, 내수부문 모두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내수는 올해보다 7조원(4.1%) 늘어난 176조원, 수출은 133억달러 증가(13.5%)한 1337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 역시 237조원 규모로 올해보다 7.7% 늘어날 전망이다.
◇ 조선 수주급감 ‘암울’..건설·자동차·석유화학도 ‘흐림’
조선업종은 생산(건조)과 수출 모두 하락세가 예상돼 모든 업종 중 내년 전망이 가장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조선업계는 신규발주가 끊겨 기존 물량을 소화하고 있는 과정에서 인도연기와 수주취소 등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자재를 운반하는 벌크선 발주나 유가상승에 힘입은 해양플랜트 수주 등이 부진을 일부 만회하고는 있지만, 수출 등 전세계적인 물량 감소로 특히 컨테이너선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수주잔량이 2년~2년6개월 정도 남은 상황에서 생산은 올해보다 7.7% 감소한 120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수출 역시 올해보다 30억달러, 6.5% 줄어든 430억달러가 전망됐다.
건설(내수)업종 전망 역시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건설수주가 올해보다 0.9%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먼저 내년 민간부문은 재개발·재건축, 공공택지 내 사업, 공급 연기물량 위주로 주택수주 회복세를 보이며 올해보다 23.3% 증가한 69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반면, 공공부문은 올해보다 23.1% 감소한 47조원 규모에 그칠 전망이다.
노후차 세금감면 등의 효과로 올해 내수에서 큰폭의 호조세를 보인 자동차업종의 경우 내년에는 이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지난해보다 18.8% 늘어난 내수 판매는 내년에는 세제 혜택 종료 영향으로 2% 증가한 140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감한 수출은 내년 중동, 남미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8.5% 증가한 230만대가 전망됐지만, 금융위기 이전수준에는 못 미칠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한파에도 오히려 선방해온 석유화학업종은 내년에도 이런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만은 못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부문은 건설, 전자 등 전방산업의 회복이 기대되지만 합성수지, 합섬원료의 수요 부진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올해에 비해 2.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의 경우 중국 수요 증가와 중동, 아프리카 등 수출시장 다변화로 올해 보다 3.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올해 11.6% 증가가 예상되는 것에 비하면 이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 중국, 중동의 신규설비 완공에 따라 공급과잉 우려가 여전한 점도 석유화학 업종 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
▶용어설명
DDR3 : DDR(Double Data Rate)은 D램에서 사용되는 고속 데이터 전송방식으로 한꺼번에 두 가지 전기적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반도체 고유의 기술을 말한다. DDR3는 기존의 DDR2에 비해 속도는 50%나 높인 반면, 전력소비량을 30%나 줄인 '그린반도체'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선발주자다. 2010년 2분기까지 전세계 D램의 50%를 DDR3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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