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지난해 11월 국정화 확정 고시부터 '친일 미화', '복면 집필' 등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 된 국정 역사교과서가 28일 공개됐다. 그러나 역사교과서에 뉴라이트 계열의 '건국 사관'을 수용하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기술해 역사 쟁점을 둘러싼 논쟁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2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바른 역사교괏는 학생들이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있는 역사관과 올바른 국가관을 가질 수 있도록 심혈을 기해 개발했다"며 "올바른 역사교과서는 역사적 사실과 헌법가치에 충실한 대한민국 교과서"라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지금 여러 종류의 역사교과서가 있지만 대부분이 편향된 이념에 따라 서술돼 있고 특정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들이 각종 외부 압력으로 결정을 철회하도록 강요받는 등 올바른 역사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금의 역사교육을 둘러싼 여러 문제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집필을 담당했던 김정배 위원장은 "특정이념으로 치우친 편향성을 바로잡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그동안 일각에서는 새로 만들어질 역사교과서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을 축소 서술 하는 등 역사를 왜곡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오해들이 있었다"며 "현장검토본을 통해 국민 여러분들이 직접 확인하고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 31명도 공개됐다. 역사학계 전문가 24명과 현장 교원 7명 등 총 31명이다. 대표 집필자로 이미 공개됐던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외에 한상도 건국대 사학과 교수, 이민원 동아역사연구소 소장, 김권정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 등이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균형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공모와 초빙을 통해 학계의 전문가들로 집필진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또 "전체 집필진 가운데 교수와 전문가의 비중이 기존 검정 체제보다 확대됐고, 총 집필 인원도 기존 3.5배 정도 늘려 교과서의 질을 높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공개된 집필진에는 보수 성향의 원로 학자가 대거 포함된 데다 현대사 집필진에 정통 역사학자가 한명도 포함되지 않아 중립적이고 공정한 집필진 구성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은 피하길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은 대한민국 건국 시기와 관련해 1948년 8월15일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대신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했다.
이 부총리는 "대한민국 정통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기존 검정교과서의 '대한민국 정부 수립'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수립 표현을 '대한민국 수립' '북한 정권 수립'으로 바로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신, 교과서 본문에 '대한민국 정부가 구성됨으로써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이 수립되었다'고 기술해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시민단체들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 건국 원년이라는 뉴라이트의 '건국절' 주장이 교과서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교육부는 이승만과 박정희 정부의 '독재'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훼손된 사실을 분명히 서술했다고 밝혔다. 교과서 본문에는 '이승만 정부의 독재로 인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었다', '유신 헌법은 명목상으로 사회적 기본권 조항들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이러한 기본권들은 대통령의 긴급 조치에 의해 제한되었다'고 서술됐다.
이 부총리는 "반민족 행위는 별도의 소주제로 편성해 친일 부역자의 명단과 친일 부역 행위를 상세하게 서술해 이승만 정부에서 활동한 반민 특위의 한계를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미 상호 방위 조약 체결' '대한민국 수립 초기 의무교육과 문맹퇴치 노력' 등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이전보다 강화돼 친일 미화 논란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도 '국가 주도 경제 개발 정책을 적극 추진하여 고도성장 목표를 달성하였다'며 경제성장을 내세웠다.
북한의 핵 개발과 군사도발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서술해 북한에 대한 비판을 강화했다. 천안함 사건의 경우에도 북한이 저지른 행위임을 강조했다.
현장검토본은 국정 역사 교과서 전용 홈페이지인 ‘올바른 역사교과서’ (http://historytextbook.moe.go.kr)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교육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이날부터 다음달 23일까지 비공개 방식으로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교육부는 현장검토 이후에 또 심의를 거쳐한다며 편찬시기를 공개하지 않았다. 의견이 반영된 최종본은 내년 1월 공개된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8일 오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 브리핑을 갖고 있다. 사진/윤다혜 기자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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