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사실상 주범…검찰 "강제수사 검토"
"공모관계 인정" 피의자로 입건…최순실·안종범·정호성 구속기소
최·안과 짜고 기업들로부터 돈 짜내…제3자뇌물죄 적용 관심
2016-11-20 20:15:17 2016-11-20 20:15:17
[뉴스토마토 최기철·정해훈기자] 희대의 ‘국정농단’ 사건 주범은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부터 청와대 비밀문건까지 모두 박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개입됐다. 때로는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에게 직접 지시하거나 최순실(60)씨가 판을 짜 보고하면 자신의 권력을 실어 그대로 안 전 수석을 통해 위법행위를 지시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20일 그간의 중간수사결과 발표하면서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에 대해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판단해볼 때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등과 상당부분 공모관계가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날 최씨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사기 미수죄 등 혐의로, 안 전 수석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죄 등 혐의로 기소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도 공무상비밀누설죄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안 전 정책조정수석이 전국경제인연합회 53개 회원사를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대한 출연금 총 774억원을 강제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에 박 대통령의 공모 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박 대통령은 K스포츠재단에 대한 롯데그룹의 지원, KD코퍼레이션과 플레이그라운드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납품·광고 발주 등에도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가 포스코를 상대로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한 후 더블루케이가 매니지먼트를 맡도록 하고, KT를 상대로 최씨와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차은택(47·구속)씨의 측근을 임원으로 채용하도록 한 혐의에도 박 대통령이 관여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와 함께 정 전 비서관이 사전에 일반에 공개돼서는 안 되는 47건의 공무상 비밀을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에도 연루됐다.
 
검찰은 이중 롯데그룹이 최씨가 추진하는 하남 복합체육시설 건립 비용으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했다가 돌려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롯데의 부정한 청탁이 없고, 제3자뇌물수수 혐의가 명확지 않아 우선 최씨와 안 전 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한 후 대통령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검찰은 박 대통령과 관련한 강제수사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도 뇌물이 아닌 강압 때문에 지원한 것으로 봤지만, 이날 공소 사실에서 빠질 수 있는 의혹을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관계가 드러난 것을 중심으로 공소장을 작성했다”며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99% 입증할 수 있는 부분만 설명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최씨와 딸 정유라(20)씨 소유의 독일 법인 비덱에 280만유로(약 35억원)를 송금한 것을 포함해 그동안 정씨의 말 구매, 승마 경기장, 전지훈련 등을 위한 특혜를 제공해 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어진다. 이 부분은 특히 박 대통령과 최씨, 삼성이 제3자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주목된다. 
 
검찰은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 국가 기밀문서를 전달받는 등 국정에 개입하도록 방조하는 등 감찰·예방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는 우병우(49)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20일 오전 11시 이영렬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 본부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정해훈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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