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사건 이후 선박 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다. 같은 해 원양어선 오룡호, 다음 해 추자도 낚시배 돌고래호 사고 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안전 불감증에 대한 지적이 계속돼 왔다.
하지만 이후 안전 사고를 막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시행되면서 최근 대형 선박 사고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탓도 있지만 선박의 건조부터 출항 이후 등 안전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된 영향도 있다. 그 중심에 선박안전기술공단이 있다.
선박안전기술공단은 해양사고 방지를 위해 선박의 항해와 관련한 안전을 확보하고, 선박이나 선박시설과 관련된 기술을 연구·개발, 보급하고 있다.
선박 안전을 위해 취임 후 2년을 달려온 목익수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발로 뛰는 현장 경영을 통해 국민 누구나 편안하고 안전하게 바다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어느덧 취임 2주년이 됐다. 그간의 소회는.
취임 후 지난 2년간은 공단에 많은 변화와 위기,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고 느껴진다. 취임 당시 세월호 여파, 6개월간의 이사장 공백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내부 소통을 최우선으로 조직안정을 도모해 역량을 결집시키고, 외부적으로도 공단이 처한 입장과 계획 등을 전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명합앱을 통해 이사장 취임 후 지난 2년 동안 만나서 소통한 외부 인사가 1300명을 넘는 것을 확인했다. 주말을 빼면 매일 업무와 관련해 3명 이상의 새로운 사람을 만난 셈이다. 헌신적인 노력으로 당면한 문제들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신 임직원들과 정부, 언론계, 해양수산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공단 임직원 모두가 합심해 선박검사, 여객선 안전운항관리 및 선박안전기술연구 등 공단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해 공단이 선박의 안전, 국민의 행복을 이끄는 해사안전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취임 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업무는.
지난해 4월 '선박의 안전, 국민의 행복을 이끄는 해사안전문기관'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설정했다. 공단의 새 비전은 선박에 관한 하드웨어적인 요소인 선체나 설비에 대한 검사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안전운항관리와 새로운 안전문화 확산 등 해사안전에 관한 종합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3Z3C(3Zeros & 3Champions), 즉 세 가지는 없애고, 세 분야에서는 최고가 되자는 목표를 설정했다. 청렴서약에 위배되는 업무 이행, 검사와 운항관리에 연관된 중대 해난사고, 업무 이행에 있어서 중대 부적합, 이 세 가지는 철저히 없애는 한편, 공단이 책임지고 있는 선박검사, 안전운항관리와 안전기술, 이 세 가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바탕으로 공단의 주요업무들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선박검사 분야에 있어서는 검사원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컴퓨터 기반의 교육 및 평가시스템인 CBTES(Computer Based Training & Examination System)를 개발·추진하고 있다. 또한, 38년간의 선박검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효과적이고 인적 실수를 방지할 수 있도록 현재의 검사보고서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작업을 통해 중·소형선박에 관한 세계 최고의 선박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되고자 한다.
선박안전기술공단은 지난 10일 부산 그랜드호텔에서 'Big Safety for Small Ships'이라는 슬로건 아래 전세계 중소형 선박의 안전향상을 위한 정부3.0 기반 '중소선박 안전기술 포럼'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사진/선박안전기술공단
-세월호 사건 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우선, 안전운항관리 분야에 있어서는 노르웨이해사청 등 유럽 선진국과의 기술 교류를 통해 앞선 여객선 안전운항관리를 벤치마킹하는 한편, 종합적인 여객선 안전 확보를 위한 추진체계인 '명량 2020 프로젝트'를 새로이 수립해 절박한 심정으로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의 선박안전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자 한다.
'명량 202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율적으로 선사·선원·승객들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여객선 안전 평가시스템을 연말까지 도입하고자 한다. 우수한 선사·선박에게는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기준이 미달한 선사·선박에게는 개선점을 찾아 지원해줌으로써 안전에 사각지대가 없도록해 국민 모두가 안전한 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고 한다.
또한, 안전기술 분야에서는 공단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연구조직을 확대·재정비하고, 현장에 바로 적용 가능한 부가가치가 높은 연구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대형선박의 경우 세계수준의 안전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중소선박의 경우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관심 밖으로 소외 되어온 실정이다. 이에 우리 공단이 주도해 해외 선진기술단체를 포함한 국내 여러 기술단체들간의 안전기술 공유와 협업의 장을 만들기 위해 '중소선박안전기술포럼'을 창립했다. 이를 통해 중소선박에 대한 안전기술의 발전과 국제적인 참여를 유도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의 공단 운영 방향은.
지난 2014년 10월 부임 당시 밝힌 목표와 다를 바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첫째는 우리공단 임직원이 자부심을 가지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드는 것이며, 둘째는 우리 고객들이 만족한 안전 서비스를 받아 지향하는 사업이 순조롭게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어 셋째는 무엇보다 중요하게 자율에 기반을 둔 안전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국가적 사명이다.
우리공단의 핵심자산인 직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비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일하기 좋은 직장,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본부에서의 직급별 간담회, 간부들 워크숍은 물론 전 지부를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노조와 협의하는 등 소통을 통해 조직의 안정을 꾀하고, 화합해 새로운 비전과 전략과제를 설정하고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불안감 없는 현장 근무 여건 조성, 검사 보고서 고도화 T/F 결성, 동호회 활성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클라이밋 서베이(Climate Survey)를 통한 직원들의 체감도 등을 바탕으로 개선점을 찾는 등 우리공단을 최고의 직장으로 만들어 나가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다.
이와 함께 고객들에게 만족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선박무상점검서비스를 확대 추진하고 고객간담회·CS경영자문위원회 등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열악한 환경에서 조업 활동을 하고 있는 어업인들을 위해 항해용품 등 소모품을 지원하고 기술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 고객들이 안전하게 조업하고, 발전할 수 있게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국민들이 이제는 바다가 안전하다는 것을 느끼고 무엇보다 자율적으로 안전을 지키는 '안전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을 위한 대국민 홍보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런 맥락에서 공단 해양안전문화센터를 적극 활용하려고 한다. 이미 여러 차례 지역 학생, 학부모님들이 참관했으며, 앞으로는 정부, 세종시 공무원을 비롯한 모든 계층에서 참관하고, 안전 체험을 통해서 우리나라 해양안전 의식 제고에 기여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전국 18개 지부·출장소, 11개 운항관리센터에서도 해양안전캠페인, 선박종사자 대상 해양안전교육, 청년 운항관리체험 등 대국민 접촉 홍보를 폭넓게 추진함으로써 대국민의 안전에 대한 인식 전환을 통해 스스로 참여하는 해양안전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공단이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국민들이 먼저 바다를 찾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바다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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