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미 연준, 12월 금리인상 전망 아직 유효"
"한 달 사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 줄만한 불확실성 많이 발생"
"원화절상 압력 우려, 양방향 균형적 시장개입 기조 소통 노력"
2016-11-11 14:08:18 2016-11-11 14:08:18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선거 당선 이후에도 미 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및 내년도 금리조정 횟수에 대한 기존 전망은 유효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앙은행 통화정책은 정부가 바뀌었다고 해서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미국의) 고용 등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시장에서는 12월 인상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인상속도도 정치적인 영향에 크게 좌우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다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2017년 중에 적정금리 인상 횟수를 평균적으로 2회 정도로 보고 있어 현재로서는 그런 전망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의 금리정책 기조 전환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해 "내외금리차가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입과 환율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통위가 이런 측면만 고려해 (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서 우리도 곧바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 직후 국제금융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이다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과 관련해 "개인적인 의견일 수도 있지만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트럼프의 선거공약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너무 과대해석한 것 아닌가. 그에 다른 프라이싱(가격책정)이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게 조정되는 결과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시장이) 곧바로 안정을 찾았지만 지금의 안정세를 계속 유지할지는 지켜봐야겠다"며 "앞으로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 진용의 면면이 발표될 때마다, 출범 후에 여러 정책이 구체적으로 발표될 때마다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고, 그에 따라서 국내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이 총재는 트럼프 당선자가 선과 과정에서 공약했던 경제정책에 대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철회한다든가, 높은 관세율을 부과하고, 비관세 장병도 실행하는 안을 담고 있어 정책으로 시현된다면 세계 교역은 물론이고 국내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평가하면서도, "감세나 규제완화, 재정지출을을 확대하고 대규모 인프라투자 등을 통해 경기부양을 도모하려는 공약도 있어 그런 면에서 보면 국내경제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있다"고 양면을 지적했다.  
 
특히 이 총재는 미국의 정권교체와 최순실 게이트 등 경제에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예상치 못한 그런 불안 요인이 발생하면서 구에 따라 국내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한 달 사이에 지난달 전망에 비해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만한 성격의 불확실성이 많이 발생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번 달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최근 대내외 여건의 변화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대내외 경제여건 등에 비추어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표현에 비해 부정적인 전망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경제정책 리더십 공백 우려에 대해 "국내외 여건이 상당히 어려울 때 각 부처의 경제정책을 조율해나가면서 일관성 있게 추진해 경제안정을 도모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안정을 도모하는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은도 경제안정에 적극 협력할 마음이 돼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트럼프 당선자의 보호무역주의와 대미 경상수지 흑자국에 대한 무역제재 정책 기조에 따라 원화절상(달러약세)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외환당국은 특정 수준의 환율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고 단지 환율 변동성이 과도할 때 그야말로 시장안정화 차원에서 어느 한 방향이 아닌 양방향의 안정화 (조치를) 하겠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해왔다"며 "한은으로서는 이런 기본적인 스탠스를 이해할 수 있도록 소통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환율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하고 외환시장의 제한적인 개입과 재정역할 확대를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이에 외환당국은 "미국 환율보고서 때문에 당국이 환율에 손을 놓고 있지 않다"며 '급격한 쏠림'이 있으면 국제적인 허용 범위 안에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전월에 비해 7조5000억원 증가하는 등 가계부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금리 정상화(금리 인상) 조치를 고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중앙은행이 금리정책을 할 때는 금융안정 리스크도 보지만 저금리 정책을 펴기 시작한 때는 성장 모멘텀이 크게 하락해 거시경제 리스크가 훨씬 컸던 상황이었다"며 "금융안정과 거시경제 전반을 종합 고려해서 (금리정책을) 운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계부채 문제 수준에 대해서는 "그 전부터 총량수준도 그렇고 증가속도가 빠른 점에 대해서 걱정을 해왔다"며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는 장기적으로 소비를 제약하는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금융기관 부실 같은 시스템리스크까지는 아니라고 보고 단기적으로 취약계층의 문제여서 (이 점을) 우려하는 바"라고 진단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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