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본격 가동되면서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한국은행법 개정안 4건도 심사 테이블에 오르게 됐다.
기재위는 7일 조세소위원회를 시작으로 법안심사 일정에 돌입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한국은행법 개정안은 총 4건으로 대부분 한은의 독립성과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발의한 한은법 개정안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조성된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를 정조준하고 있다. 자본확충펀드는 지난 6월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국책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자금지원 방안이다.
정부는 지난 6월 자본확충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하며 이 같은 방식의 자금 지원이 한국은행법 제64조에 포함돼 있는 '신용증권 담보대출'에 해당돼 법적 근거가 충분하다고 설명했으나, 한은 내부 규정인 '한국은행의 금융기관대출규정' 제2조에서 언급하고 있는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형태에 해당하지 않아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회 상임위 등에서 '재정 역할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입장을 밝혔으며, 결과적으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승인한 금통위원들도 비상계획 차원의 보완적이고 한시적인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개정안은 한은이 명시적인 법률 근거 없이 직·간접적으로 금융기관, 법인 등에 대해 주식지분의 매입, 출연 등 회수가 확정되지 않은 자금을 지원하거나 이와 관련해 정부 등에 자금을 여신하지 못 하도록 했다.
기재위 소관은 아니지만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을 목적으로 투입되는 한은 재원을 공적자금으로 분류해 국회의 심의를 받도록 한 공적자금관리 특별법 개정안(민주당 김영주·제윤경,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 등 발의)도 같은 맥락이다.
기재위 전문위원은 검토의견에서 ▲위기상황 시 중앙은행의 금융안정 책무 수행 가능성을 제약할 우려 ▲금통위의 별도 의결로 규정 외 형태의 대출이 가능한 점 등이 반대의견으로 제시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국책은행 자본확충은 재정의 역할이라는 점에 공감하며 "명시적인 근거가 없는 자금 지원을 금지함으로써 적절한 통제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한은의 발권력이 금융 안정을 명목으로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활용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한은의 독립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 등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하는 한은 금통위원 구성 방식을 바꾸는 개정안도 발의됐다. 민주당 김현미 의원은 현재 당연직인 한국은행 총재 및 부총재 외 임명직 금통위원 5인을 국회 인사청문 대상자에 포함하고, 기재부 장관 추천 몫을 노동조합에 넘기자고 제안했다. 검토보고서에서는 금통위의 대표성 제고와 인사청문회를 통한 직무 수행능력 및 도덕성 검증 강화라는 장점이 있지만 통화신용정책 수립에 필요한 전문성, 정치적 이해관계 충돌로 금통위 업무 공백이 초래될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밖에 한국은행 목적 규정에 현재의 물가안정 및 금융안정 외에 고용안정과 적정 인구수 유지(저출산·고령사회 정책)를 명시해 한은이 우리 경제가 당면한 과제에 포괄적으로 대응하게 하고, 금통위가 신용위험을 해소한 은행 이용자에 대한 보상 기준(성실이자환급제도 도입)을 제시하도록 하는 한은법 개정안도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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